한국이 월드컵 축구대회 단독 개최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2018년 또는 2020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한 입찰 등록서를 냈다.

제출 마감시한인 16일을 이틀 앞두고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입찰 등록은 월드컵 개최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으로 `관심 표명'(Expression of interest) 수준을 뛰어넘는 사실상의 유치 신청이다.

한국에 앞서 러시아가 가장 먼저 유치 신청을 했고 관심을 표명한 일본과 호주, 카타르, 인도네시아, 잉글랜드, 미국, 멕시코, 공동 개최를 원하는 포르투갈-스페인, 네덜란드-벨기에도 16일까지 줄줄이 입찰 등록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구체적인 유치 계획 수립과 유치위원회 구성 등을 거쳐 올해 연말 정부 승인 절차를 마친 뒤 내년 5월 정부 보증서와 개최 협약서 등 관련 서류를 FIFA에 제출하기로 했다.

축구협회의 유치 신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상당한 교감 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정부 승인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문화부 관계자도 "축구협회의 월드컵 추진을 인지하고 있다.

유치 신청 절차상 아직 시간이 많다.

협회가 이달 말 유치 계획서를 제출하면 시간을 갖고 검토하고 나서 승인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가 유치전에 뛰어든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고 전국에 월드컵을 치른 10개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FIFA는 월드컵 유치 조건으로 12개 경기장과 8만명을 수용하는 메인스타디움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축구협회 재임 시절 2002년 대회 유치와 개최에 관여했던 정몽준 FIFA 부회장이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도 강점이다.

FIFA는 내년 12월 집행위원회에서 2018년 대회와 2022년 대회를 동시에 결정하는 데 정몽준 FIFA 부회장이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득표 활동을 벌인다면 다른 경쟁국보다 개최 후보로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공동 개최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2018년 대회 개최지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한국에 나쁘지 않다.

2018년 대회 개최지가 잉글랜드로 결론난다면 2022년 대회 유치 경쟁은 아시아권의 한국과 일본, 호주 간 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2010년 대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아프리카), 2014년 대회는 브라질(남미)에서 각각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