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14일 런던에서 특별회의를 열어 그동안 경기변동에 상관없이 적용돼 온 이른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경기에 따라 탄력적용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고 한다. 그외에 각국이 재정지출 확대 등에서 입장을 같이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내달 열리는 제2차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요 의제들이 여기서 가닥이 잡힐 것이고 보면 이번 재무장관 회의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우선 BIS비율 조정에 대한 국제적 합의는 환영할 만하다. 그동안 BIS비율이 획일적이다 보니 불황기에는 은행들이 대출을 옥죄면서 경기를 더욱 침체시키고, 호황기에는 방만(放漫)한 대출로 경제위기를 야기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BIS비율이 조정되면 각국에서 돈이 실물부문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신용경색 문제 해소에 적지않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속한 시일내에 조정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것 외에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금융시스템 개혁을 위한 각국의 책임있는 대응조치, IMF 개혁 등 해결돼야 할 사안들이 적지않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물론이고 동유럽발 금융위기가 보여주듯 어느 한 지역의 금융불안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역시 국제적 협력을 통한 국가간 공동보조가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실물부문에서는 경기부양과 보호무역에 대한 대응이 절실하다. 특정국가의 경기부양책만으로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되돌리는데 역부족인 만큼 모든 국가가 동시에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공동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대로 G20 국가들만이라도 GDP의 2%씩을 경기부양에 쏟아붓는 방안이 전향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세계경제 회복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보호무역을 방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치도 논의돼야 한다.

G20 재무장관회의와 곧 있을 G20 정상회담은 과거 대공황 시절 66개국 대표들이 런던에서 모였지만 성과없이 끝났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된다. 경기침체를 종식시킬 구체적인 세계경제 회생(回生)방안을 반드시 내놔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