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에 보이는 빛을 만들어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높은 온도에서 파라핀과 같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이다. 등잔불 호롱불 관솔불 촛불 등이 바로 그러한 사례로 꼽힌다. 텅스텐처럼 전기저항이 큰 금속 필라멘트에 많은 양의 전류를 흘려보내 뜨겁게 달구어도 빛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형광등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전자를 이용해서 빛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용 브라운관도 그러한 장치다. 이들 모두는 인류 문명의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조명수단들은 빛과 함께 많은 열을 발생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아까운 전기를 낭비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비소화갈륨 등 반도체의 특성을 이용해 대부분의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바꿈으로써 열이 나지 않는 LED(light emitting diode), 즉 발광다이오드가 주목을 받게 된 것도 그런 연유에서일 게다. 특히 소비전력이 백열등의 15%에 불과해 전 세계적 현안인 에너지 절약과 저탄소 녹색성장 실현에도 한몫을 할 것으로 사뭇 기대가 크다.

때맞춰 정부는 올해 안에 공공기관의 백열전구를 전부 LED 조명으로 교체하기로 한 데 이어 오는 2012년까지 1조원 이상을 들여 전국 가로등의 20%를 LED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녹색성장이란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LED분야를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앞으로 4년 동안 국내 관련 기업들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고 한다. 지난 100여년 동안 조명기구의 대명사로 통해온 백열등이 강제 퇴출되고 LED 시대가 서서히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호롱불과 촛불 밑에서 수많은 밤을 보낸 세대 가운데는 갖가지 추억이 담긴 백열등의 퇴출을 못내 아쉬워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자연과 마찬가지로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인 에너지 자원을 다양화하고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보다 더 시급한 게 어디 있겠는가.

이번 기회에 우리가 그동안 에너지 자원을 함부로 사용하고 낭비하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듯 싶다.

김경식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