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이 프로선수들의 경기모습을 보면서 가장 큰 '한계'를 느끼는 것은 바로 거리다. 그래서 드라이버샷 연습에 몰두하기도 하고 거리가 더 난다는 소문이 난 드라이버로 바꾸기도 한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많이 나가면 골프는 쉬워지게 마련이다. 370야드짜리 파4홀에서 드라이버가 200야드 정도 나가면 남은 거리는 170야드다. 이럴 경우 십중팔구 4,5번 아이언을 잡아야 하는 것이 아마추어 골프다. 프로골퍼들도 세컨드샷을 할 때 4,5번 아이언을 잡으면 파를 세이브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롱아이언으로 갈수록 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투어 프로골퍼들은 세컨드샷을 할 때 7번 아이언보다 긴 클럽으로 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드라이버샷 거리도 많이 나지만 아이언 거리도 워낙 길기 때문이다다. 피칭웨지로 150야드,7번아이언으로 180야드를 넘게 보내는 경우도 있다. 아마추어 골퍼도 7번 아이언 이하 클럽을 잡으면 실수가 줄어든다.

그렇다면 드라이버샷 거리를 늘리는 것처럼 아이언샷 거리를 늘려보면 어떨까. 물론 스윙을 바꿔서 거리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거리가 더 나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아이언을 찾아내는 것이다. 최근에 클럽메이커들이 내놓은 아이언들은 비거리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드라이버는 헤드 페이스의 반발력이 제한되고 신기술,신소재 개발이 벽에 부딪히면서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는 아마추어들의 거리를 늘리기 위해 아이언에서 해답을 찾고 있는 추세다. 자신과 궁합이 맞는 아이언을 찾아내 지금보다 1~2클럽 짧게 잡을 수 있다면 스코어가 훨씬 좋아질 것이다.



◆아이언 로프트 커진다=아마추어 골퍼들은 잘 모르지만 클럽 로프트가 예전보다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 5번 아이언 정도의 로프트가 7번 아이언 로프트가 되는 식이다. 로프트를 세우게 되면 공이 잘 뜨지 않게 마련이다. 클럽메이커들은 이 단점을 보완하고 공을 잘 띄우기 위해 저중심 설계를 했다. 헤드의 밑바닥인 '솔'(sole) 부분에 무게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저중심 설계를 한 아이언은 대부분 로프트가 커졌다고 보면 된다.

투어스테이지의 신제품 아이언 'X-BLADE GR C-1'도 솔 부분을 두껍게 설계,중심 심도를 낮춰 고탄도에다 거리를 늘렸다. 또 번호별로 중심 깊이를 달리해서 각 번호에 따른 적정 거리가 나오도록 했다. 미즈노의 MX-200 아이언도 솔쪽으로 무게를 가진 웨이트 바를 삽입해 거리 증대를 꾀했다. 맥그리거의 'NV-R'아이언은 30g의 무게를 헤드 밑바닥으로 보내 공의 발사각도를 높여 거리를 더 나가도록 했다.



◆관성모멘트 극대화= 클럽메이커들은 드라이버와 마찬가지로 아이언 헤드 페이스의 반발력을 높였다. '관성모멘트 증대'가 바로 페이스의 반발력과 관련이 깊다. 관성모멘트란 공이 헤드 중심에 비켜맞을 경우 헤드가 뒤틀리는 것에 대해 저항하는 힘을 말한다. 즉 관성모멘트가 크다는 말은 공이 클럽 중심에 빗맞더라도 거리손실이 크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관성모멘트를 높이는 과정에서 클럽메이커들은 아이언의 페이스를 얇게 만든다. 캘러웨이골프가 내놓은 'X-22'아이언은 헤드가 얇다. 유효 타구면적을 넓히면서 거리 증대를 꾀하고 있다. 캘러웨이 측은 X-22 아이언의 경우 이전 모델 X-20아이언보다 관성모멘트가 10%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야마하는 고반발 소재의 페이스를 장착해 거리를 늘렸다. 헤드 아래 쪽에 무게를 둬 공이 잘 뜨도록 했으며 헤드페이스면을 2㎜로 얇게 해 고반발을 실현했다. '온오프 아이언'은 페이스 두께를 불과 1.9㎜로 제작해 최고의 반발 성능을 발휘토록 했다.

◆샤프트는 가볍게= 클럽 메이커들이 아이언 거리를 늘리기 위해 택한 기술은 결국 헤드 쪽에 집중이 됐다. 그러다보니 한 가지 단점이 노출됐다. 헤드가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는 것.헤드 밑부분에 웨이트를 장착하다보니 헤드 전체의 무게가 무거워졌다. 결국 클럽의 균형(balance)에 문제점이 노출된 셈이다.

클럽메이커들은 균형을 잡기 위해 샤프트를 보다 가볍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캘러웨이 X-22아이언은 호젤의 불필요한 무게를 없애는 기술을 채택했다.

아예 클럽의 무게를 가볍게 해서 내놓은 아이언도 있다. 던롭의 '젝시오 프라임 아이언'은 클럽의 중량을 낮춰 헤드 스피드를 향상시켰다. 아울러 샤프트 길이도 늘려 아이언 거리가 더 나도록 했다. 헤드 페이스도 2㎜ 정도로 얇게 해서 이전 모델보다 중량을 14g 정도 경량화했다. PRGR의 '프리미엄 · 레드 TR-X 505 아이언'은 가벼운 경량 그립을 사용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