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등 7명 사망…선수 등 8명 부상
"뭄바이 테러와 유사" 발언도 잇따라

파키스탄 원정에 나섰던 스리랑카 크리켓 대표팀 버스를 노린 괴한의 총격으로 경찰관 5명을 포함해 7명이 사망하고 선수 등 8명이 부상했다.

현지 방송인 '아리 원 월드(ARY One World)'와 '돈 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에서 복면 괴한들이 스리랑카 크리켓 대표팀 버스를 호위하던 경찰 차량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5명의 경찰관과 행인 2명이 숨졌고 스리랑카 대표팀 선수와 스태프 등 8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일부 언론은 테러 용의자 4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라호르시 경찰 책임자 하지 하비부르 라흐만은 언론 인터뷰에서 숨진 경관이 5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리랑카 대표팀이 파키스탄과의 연습경기를 위해 라호르 시내 가다피 스타디움으로 오던 도중 오전 9시(한국시간 정오)께 경기장 인근에서 12명 정도의 괴한들에게 피습당했다고 말했다.

이후 약 30분 동안 경찰과 테러단 간의 총격전이 벌어졌고, 경찰이 도주 중인 괴한들을 추격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총기를 난사한 괴한들은 소총과 로켓 발사기, 수류탄 등으로 무장했다.

이번 사건이 17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인도 뭄바이 테러와 유사하다는 파키스탄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도 잇따랐다.

살만 타세르 펀자브주 지사는 "뭄바이 때와 같은 테러범들이 같은 형태로 저지른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고, 펀자브주 경찰 책임자 칼레드 파루크 역시 이번 공격이 "뭄바이 사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뭄바이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무장단체 '라시카르-에-토이바(LeT)'는 실제로 펀자브주에서 생겨났다.

스리랑카 당국은 이번 테러를 강하게 비난하며 자국 크리켓 선수단을 긴급히 귀국시키겠다고 밝혔다.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비겁한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고, 가미니 로쿠지 스리랑카 체육장관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간주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측은 누가 이번 테러의 배후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파키스탄 크리켓 협회 역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국과 스리랑카 대표단과의 2차 연습경기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파키스탄에서 테러 등 폭력사태는 주로 아프가니스탄과 맞닿은 북서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그러나 펀자브주의 라호르 역시 테러 안전지대는 아니며, 몇 달 전에는 경기장 인근에서 테러가 자행되기도 했다.

한편 라호르 지역의 한 관리는 보안 전문가들이 테러 발생 직후 차량 폭발물 2개를 발견해 해체하고 은닉됐던 무기들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