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학을 줄기세포 연구의 세계적인 메카로 만들어 한국 최초의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다음 달 차의과학대학(옛 포천중문의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62)은 26일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공학에 집중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연구기관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장 내정자는 "내년까지 경기도 판교에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통합줄기세포 종합연구소를 만들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대학 부속 7개 병원과 불임치료 등 7개 연구소,5개 바이오벤처기업,미국 LA의 할리우드장로병원 등을 갖춘 차병원그룹이 세계적인 의료연구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20년까지 차의과학대학을 현재 정원 850명 규모에서 3000명 정도의 건강종합과학대학으로 변모시켜 세계 10위권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 총장은 "사람들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반도체 사업을 꼽지만 비아그라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생명공학(BT) 산업이야 말로 경제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사업"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산업이 인류의 삶을 단지 편리하게 만든다면 BT산업은 "인간 생존을 위한 보다 본질적인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 총장은 37년간 정부부처에서 근무해 온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군대에서 제대한 후 10개월 만에 행정고시에 수석합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에 임명된 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무위원으로 남아 정부업무 인수인계작업을 총괄 지원했다.

그는 "'똑똑하다''머리 좋다'는 말보다 '성실하다'는 말을 좋아한다"며 "한 손에는 성실성,다른 손에는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며 자신의 공직생활을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대학 경영에 있어서만은 가슴을 여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공무원 조직과 달리 개개인이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대학 조직에서 개인의 역량을 통합해 나가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마음을 어루만져 통합해 나가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박 총장은 최근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에만 쏠려 국가 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보통 수준의 상식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법 해석과는 달리 아직 미개척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의학분야는 우수한 인재가 더 많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미국 · 일본 등 선진국들은 BT 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더 많은 돈과 우수한 인력을 투입해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만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은 "공무원교육 기관인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2년6개월 동안 원장직을 맡으며 누구보다도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며 "사람 마음의 병을 고치고 영혼을 치료해 주는 성의(聖醫)를 배출하는 것이 교육적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글=이재철 · 정태웅/사진=정동헌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