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간의 다툼으로 새 경영진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까지 열었던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라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모텍은 이날 서울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재만 대표이사가 추천한 송남용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3명의 이사 후보와 김홍우 변호사 등 3명의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을 가결했다.

반면, 적대적 M&A를 추진한 김영환 전 부사장은 이사직에서 해임됐고 그가 추천한 이사 후보들도 모두 이사로 선임되지 못했다. 전날에는 이번 경영권 다툼을 촉발한 김재우 동인스포츠 회장이 이사 선임을 포함한 소수주주권 행사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이재만 대표는 현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참석 의결권 598만여주 가운데 80% 가량이 이재만 대표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씨모텍 관계자는 "김영환 전 부사장이 이재만 대표의 경영 방침에 불만을 갖고 외부세력(김재우 동인스포츠회장)과 합세해 적대적 M&A를 시도했으나, 주주들이 압도적으로 현 경영진에 신뢰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소디프신소재도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2대주주 이영균 총괄사장의 승리로 경영권 다툼이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소디프신소재는 이날 이영균 사장과 대립각을 세워 온 최대주주 동양제철화학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하영환 대표와 조성태 사외이사에 대한 해임건을 철회했다. 또한 고성규, 이효봉씨 등 동양제철화학이 추천한 2명에 대한 이사 선임안도 안건에서 뺐다. 동양제철화학과 이영균 사장측이 법원의 조정 판결을 받아들인 결과다.

소디프신소재는 대신 백우석 동양제철화학 대표를 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소디프신소재의 이사진은 양측인 추천한 인사들 각각 2명씩으로 구성돼 균형을 맞추게 됐다. 이영균 사장의 경영권을 동양제철화학이 인정하고, 당초 계획대로 내년초까지 공동경영을 하기로 한 것.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양제철화학 입장에서는 압도적인 지분율 차이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조정안을 거부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이 무산되면 법원이 동양제철화학의 의결권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리스크를 감내하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는 얘기다. 이영균 사장측은 당초 동양제철화학을 상대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낸 바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