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환율따라 '출렁'…변동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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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만에 급반등 1100선 턱밑… 일교차 47P 달해
연기금이 대형주 사들이며 반발 매수세 불러
연기금이 대형주 사들이며 반발 매수세 불러
증시가 환율 급등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엿새 만에 반등했다. 연기금이 닷새째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투자심리를 안정시킨 것이 힘을 보탰다. 그렇지만 환율 등락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출렁이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불안이 일단 진정되면서 코스피지수 1000선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완화돼 한숨을 돌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 씨티그룹 국유화 추진을 둘러싼 진통과 동유럽발 금융불안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은 투자자들이 환율만 본다"
23일 장 초반 코스피지수는 원 · 달러 환율이 등락을 거듭하는 등 요동치자 1051선까지 주저앉았다가 정부가 환율 안정 의지를 밝히면서 환율이 하락하자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는 이후 계속해서 상승폭을 키워 결국 33.60포인트(3.15%) 뛴 1099.55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 지수는 47포인트 넘게 출렁거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지난주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장이 시작됐지만,당국이 적극적으로 환율 안정에 나선 것이 반등을 주도하는 견인차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주엔 환율이 닷새 연속 상승하면서 지수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요즘은 환율 흐름만 본다는 투자자들이 있을 정도로 주가가 환율과 깊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8일까지 코스피지수의 하루 변동성(일간 등락률의 표준편차)은 2.36%로 주요 10개국 가운데 홍콩(2.47%) 일본(2.37%)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변동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환차익에 민감한 외국인이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환율이 급락한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환율 움직임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이 우세하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환율이 단기적으로 꼭지를 찍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이날 반등에 힘을 실었지만 환율에 대해선 아직 불안심리가 적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대응을 조언했다.
◆연기금 대형주 매수
연기금은 이날도 증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이 열리자마자 매수 우위를 보여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고 꾸준히 매수 규모를 키워 유가증권시장에서 29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일(1331억원 순매수)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지수 1100선 아래에선 연기금이 든든하게 주가를 받친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데는 충분했다는 평가다.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77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 LG디스플레이 SK에너지 신한지주 현대차 포스코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매수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지수 1100선 안팎에선 주식 편입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심하게 꺾이면 연기금이 낙폭을 줄여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연기금의 지수 방어가 이젠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향후 주가에는 씨티그룹 국유화와 동유럽발 금융불안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씨티그룹 국유화가 추진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이란 반응과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는 측에선 "씨티그룹 주주들에겐 악재가 되겠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증시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국유화는 미국 금융주 주가를 끌어내려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전문가들은 환율 불안이 일단 진정되면서 코스피지수 1000선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완화돼 한숨을 돌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 씨티그룹 국유화 추진을 둘러싼 진통과 동유럽발 금융불안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은 투자자들이 환율만 본다"
23일 장 초반 코스피지수는 원 · 달러 환율이 등락을 거듭하는 등 요동치자 1051선까지 주저앉았다가 정부가 환율 안정 의지를 밝히면서 환율이 하락하자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는 이후 계속해서 상승폭을 키워 결국 33.60포인트(3.15%) 뛴 1099.55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 지수는 47포인트 넘게 출렁거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지난주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장이 시작됐지만,당국이 적극적으로 환율 안정에 나선 것이 반등을 주도하는 견인차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주엔 환율이 닷새 연속 상승하면서 지수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요즘은 환율 흐름만 본다는 투자자들이 있을 정도로 주가가 환율과 깊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8일까지 코스피지수의 하루 변동성(일간 등락률의 표준편차)은 2.36%로 주요 10개국 가운데 홍콩(2.47%) 일본(2.37%)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변동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환차익에 민감한 외국인이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환율이 급락한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환율 움직임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이 우세하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환율이 단기적으로 꼭지를 찍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이날 반등에 힘을 실었지만 환율에 대해선 아직 불안심리가 적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대응을 조언했다.
◆연기금 대형주 매수
연기금은 이날도 증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장이 열리자마자 매수 우위를 보여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고 꾸준히 매수 규모를 키워 유가증권시장에서 29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일(1331억원 순매수)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지수 1100선 아래에선 연기금이 든든하게 주가를 받친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데는 충분했다는 평가다.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77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 LG디스플레이 SK에너지 신한지주 현대차 포스코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매수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지수 1100선 안팎에선 주식 편입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심하게 꺾이면 연기금이 낙폭을 줄여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연기금의 지수 방어가 이젠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향후 주가에는 씨티그룹 국유화와 동유럽발 금융불안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씨티그룹 국유화가 추진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이란 반응과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는 측에선 "씨티그룹 주주들에겐 악재가 되겠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증시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국유화는 미국 금융주 주가를 끌어내려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