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그룹 7886억 토지 평가차익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장부상의 자산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된 종목의 경우 주가가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기업의 본질가치가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철강은 23일 가격제한폭인 14.81%까지 급등하며 1만2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 주말 서울 가양동 등 소유 토지에 대해 자산 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가액이 1719억원에 이른다고 공시했다.
이 종목은 이틀 연속 상한가로 치솟았다. 지난 17일 인천 송도의 토지 등을 재평가한 결과 805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이건산업도 상한가로 마감했다.
중소형주 뿐 아니라 대형주들도 자산재평가 작업이 한창이다. S&T그룹은 이날 S&T홀딩스 등 5개 계열사의 작년 말 총자산 규모가 2조2056억원으로 전년 대비 8350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토지자산 재평가 차액이 7886억원에 달해 총자산이 크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계열사별 재평가 차액은 △S&T홀딩스 2280억원 △S&T중공업 2700억원 △S&T대우 1687억원 △S&TC 893억원 △S&T모터스 326억원 등이다. 이날 S&T모터스는 보합이었고,여타 S&T그룹주는 1~5% 상승했다.
이처럼 자산재평가 작업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고,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이 떨어져 주가 상승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S&T홀딩스의 부채비율은 36.9%에서 9.6%로 떨어졌고 S&T중공업(78.3%→52.2%) S&T대우(162%→89.7%) S&T모터스(100.6%→87.5%) 등도 모두 두 자릿수로 낮아졌다. 이건산업도 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이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548%에서 200%대로 낮아졌다.
이 같은 자산재평가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 관점에서 선별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자산재평가로 숨겨진 자산이 새롭게 나오거나 금액이 크다면 PBR가 상당히 낮아져 주가가 한 단계 상승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 등이 뒷받쳐주지 않는다면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이달 들어서만 70여개 상장사의 자산재평가 공시가 나오고 있지만,기업의 본질 가치가 변한 것은 없기 때문에 자산재평가 종목이 급등하더라도 쉽게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며 "굳이 투자에 나선다면 단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매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김재후/안재석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