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위기에 놀라지 말고 기회 엿봐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대카드 해외시장 적극 공략
소비자조사는 '정답'만 알뿐
결과 무조건 믿으면 낭패… 여신금융협회장 생각 없어
소비자조사는 '정답'만 알뿐
결과 무조건 믿으면 낭패… 여신금융협회장 생각 없어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올해는 수익성보다 위기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열린 '슈퍼클래스 금융교실'행사에서 "집에 불이 났는데 아이 성적을 물을 거냐"며 "재무적 파트너인 제너럴일렉트릭(GE)도 올해에는 수익성을 중요하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998년에는 외환위기로,2003년에는 카드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2008년에 다시 위기가 온 것에 불과하다"며 "물론 예전에 비해 이번 위기의 강도가 세지만 위기가 왔다고 놀라지 말고 새로운 기회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카드는 오는 6월 미국 LA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업을 본격 시작하고 연내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또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휴 업체를 물색 중이다.
정 사장은 이날 독특한 소비자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소비자조사를 할 때마다 소비자들은 '진실'이 아닌 '정답'만을 얘기하는 등 거짓말하는 경향이 있어 현대카드는 소비자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수입차를 산 소비자에게 구입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엔진이 강하거나 디자인이 좋아서'라고 답하지만 진실은 '폼 나서'라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따라서 소비자 조사 결과에만 근거해 상품을 만들면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망가지고 제품은 안 팔린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해외 기업 중에는 소비자 조사를 철저히 하는 P&G와 전혀 하지 않는 애플사가 있는데 현대카드는 애플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비자카드가 국내외 카드 이용 수수료를 인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정이 문제였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비자카드 한국법인의 매출 규모는 전 세계 비자법인 중 최고 수준이지만 수익성은 낮아 비자카드 입장에서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만 통보를 한 것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병구 전 롯데카드 사장이 물러나 공석이 된 여신금융협회장직에 대해 "카드업계에는 나보다 훌륭한 사람들이 더 많다"며 "나설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 사장은 2003년 현대카드 사장으로 부임해 9000억원의 적자 회사를 8000억원의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정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열린 '슈퍼클래스 금융교실'행사에서 "집에 불이 났는데 아이 성적을 물을 거냐"며 "재무적 파트너인 제너럴일렉트릭(GE)도 올해에는 수익성을 중요하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998년에는 외환위기로,2003년에는 카드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2008년에 다시 위기가 온 것에 불과하다"며 "물론 예전에 비해 이번 위기의 강도가 세지만 위기가 왔다고 놀라지 말고 새로운 기회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카드는 오는 6월 미국 LA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업을 본격 시작하고 연내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또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휴 업체를 물색 중이다.
정 사장은 이날 독특한 소비자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소비자조사를 할 때마다 소비자들은 '진실'이 아닌 '정답'만을 얘기하는 등 거짓말하는 경향이 있어 현대카드는 소비자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수입차를 산 소비자에게 구입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엔진이 강하거나 디자인이 좋아서'라고 답하지만 진실은 '폼 나서'라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따라서 소비자 조사 결과에만 근거해 상품을 만들면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망가지고 제품은 안 팔린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해외 기업 중에는 소비자 조사를 철저히 하는 P&G와 전혀 하지 않는 애플사가 있는데 현대카드는 애플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비자카드가 국내외 카드 이용 수수료를 인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정이 문제였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비자카드 한국법인의 매출 규모는 전 세계 비자법인 중 최고 수준이지만 수익성은 낮아 비자카드 입장에서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만 통보를 한 것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병구 전 롯데카드 사장이 물러나 공석이 된 여신금융협회장직에 대해 "카드업계에는 나보다 훌륭한 사람들이 더 많다"며 "나설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 사장은 2003년 현대카드 사장으로 부임해 9000억원의 적자 회사를 8000억원의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