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팬션 조인트 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1조~2조원에 달합니다. 이 분야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

노종진 대표는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 무대로 나가는 방법이 최선이라며 이 같은 각오를 내비쳤다.

노 대표는 4형제 중 차남이다. 원래 장남인 노 대표의 형 노종호씨가 1990년부터 10년간 가업 승계를 준비했으나 전공(미생물학)을 살리기 위해 독립,

현재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바이오디젤 사업에 뛰어들면서 가업 승계의 막중한 책임은 그에게 넘겨졌다. 동생 두 명은 현재 영화와 정보기술(IT) 분야에 각각 종사하고 있다.

노 대표는 한양대 경영학과(80학번)를 졸업한 뒤 미국 뉴저지주 페어리디킨슨대학교(FDU)에서 MBA를 취득했다. 귀국 후 1989년 삼미종합특수강(현 BNG스틸)의 대리점을 확보,10여년간 사업을 해왔다. 스테인리스 등 원자재를 많이 쓰는 한국나선관의 입장에서 보면 노 대표의 독립은 '전략적인' 포석이기도 했다.

2000년에 입사한 그는 흔히 말단 직원부터 시작하는 여느 가업 승계 기업과 달리 곧바로 대표를 맡았다. 창업주 노상훈 회장이 당시 연로한 측면도 있지만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면서 어느 정도 경영수업을 받았기 때문이다.

노 대표는 2세이면서도 보수적인 경영을 고집한다. 모르는 분야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 것이 경영 원칙이다. 노 대표는 "무리하게 사업영역을 넓혔다 회사가 도산하는 사례를 수없이 보아왔다"며 "중소기업은 차츰차츰 내실을 다져가며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시절 거래하던 시화공단 지역 중소기업이 거의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유동성의 중요성을 실감한 것도 보수적인 경영을 중시하게 된 이유다. 중소기업은 유동성에 위기가 닥치면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 노 대표의 지론이다.

노 대표는 매출액이 500억원을 넘어가면 일단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길 생각이다. 매출 500억원 정도로 회사가 성장하면 오너 경영 체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 대표는 "중소기업은 오너의 리더십과 전문경영인의 전문성을 잘 조화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차츰차츰 기술력을 쌓아가며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