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이 지난해 대선 이후 다시 한판 붙었다.지난주말 의회에서 통과된 7870억달러의 경기부양법을 둘러싸고서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15일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킨 이번 부양법에 대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면서도 각종 사업에 수천억달러를 쏟아붓는 법”이라며 “엄청난 재정적자를 초래해 후세들에게서 도둑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매케인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을 아우르는 초당적 협력을 이뤄내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법안 통과과정은 이를 역행하는 것이었으며,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좋지 않은 출발”이라고 비난했다.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면서 “다음에는 서로 마주앉아 당파를 초월해 진지한 협상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자신이 지난해 8월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받은 곳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미 대통령은 통상 의회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하면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하는 게 관례였다.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을 벗어나 미국민들에게 이 법안이 어떤 혜택을 담았는지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오바마는 이어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방문,지역민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경기부양법을 세일즈할 계획이다.애리조나주는 매케인 의원의 정치적인 근거지여서 매케인의 반발에 사실상 맞불을 놓는 셈이다.

한편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면서도 “고용지표에까지 개선이 이뤄지는데는 시간이 걸리고,바닥을 치고 반등하기까지는 경기가 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여부에 대해선 “자동차산업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다”며 “노조 뿐만 아니라 채권자,주주,경영진 모두의 희생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