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신작 '아이온'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모습이다. 이 게임 하나로 실적이 급증하고 있고, 주가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07년 상반기 수준까지 회복됐다. 증권사들은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면서 앞다퉈 엔씨소프트를 사라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오른데다 국내에서와 달리 해외에서의 성공 또한 장담할수 없는 만큼 주가가 더 오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년 저점 대비 3배 올라…증권사들 잇따라 '러브콜'

16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1100원(1.53%) 오른 7만2900원에 거래되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0월 2만2900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4달 동안 주가상승률이 220%에 달한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기 이전인 2007년 상반기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됐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상승세는 '아이온'이 게임시장에서 오랜만에 '홈런'을 쳤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11월 '아이온'을 시장에 내 놓고 이 게임으로만 4분기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더구나 초기의 높은 트래픽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고, 해외 수출까지 예정돼 있어 '아이온' 관련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계속 올리면서 이 회사 주식을 사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그 선봉에 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11만원으로 올렸다. 지난 2일 8만6000원으로 올린지 보름만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이온이 올해 국내에서 1102억원, 해외 로열티로 192억원을 벌어 들여 모두 1294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온' 덕에 올해 회사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각각 40.2%와 130.6% 급증한 3364억원과 109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대투증권과 NH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각각 10만원으로 높여잡았다. 특히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아이온'의 국내 매출만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모두 40개의 서버가 밤시간과 주말에 전부 혼잡 상태를 보이고 있어 아이온의 동시 접속자수가 20만명은 넘는 것 같다"며 "작년 4분기 37일간의 매출을 토대로 개인계정수 35만~45만, PC방 매출비중 50%를 가정하면 올해 최소한 1500억원의 국내 매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밖에 대우증권(11만원) 현대증권(10만2000원) 한국투자증권(9만8000원) 삼성증권(9만2000원) 등도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매수' 추천했다.

◆ "너무 올랐다"…반론도 많아

반면, 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에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쯤에서 팔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이온의 연이은 해외 론칭에 따른 추가 모멘텀의 기회와 게임 업종 고유의 국내외 흥행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에서처럼 해외에서도 '아이온'이 잘 될거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양종금증권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췄다. 추가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유진투자증권도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했다. 이 증권사 최찬석 연구원은 "이제는 수익 실현을 위한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6.6배로, 글로벌 게임 업체인 일본의 닌텐도(10.6배)나 코나미(9.2배)는 물론 미국의 일렉트로닉아츠(16.1배), 중국의 샨다(10.6배) 보다도 높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아이온의 해외 성과, 특히 중국 진출에 따른 기대감이 새롭게 부각되는 시점이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얼마나 성공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근본적인 딜레마"라며 '아이온' 효과를 감안해도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더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한편, 기관 투자자들은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덜 갈 것이라는데 비중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기관은 올 들어 전일까지 단 3일을 제외하고 연일 엔씨소프트를 사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이 순매수한 엔씨소프트 주식은 82만여주에 달한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