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은 '불황 무풍지대'
경기불황 속에 백화점들은 실적 부진을 걱정하는 반면 이월 의류상품을 싸게 파는 아울렛들은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갑이 얇아진 명품족들이 백화점 대신 아울렛을 찾고,일본 관광객까지 몰려 북적인다. 이에 따라 롯데 이랜드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반품 · 교환 등의 서비스를 개선하고 아울렛 매장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불황 속에서 매출 고공비행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아울렛' 김해점은 지난해 12월17일 개장 이래 이달 9일까지 3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루 매출이 5억5000만원으로,당초 목표(3억5000만원)를 60% 초과 달성했다. 이는 소형 점포인 롯데백화점 포항점과 맞먹는 수준이다. 롯데아울렛 광주월드컵점도 개장 후 3개월(지난해 10월24일~올 1월23일)간 매출이 275억원으로,목표치를 30%가량 웃돌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아울렛에 대한 대표적 불만사항인 교환 · 반품 · 환불서비스를 백화점 수준으로 개선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첼시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지난달 자동차 방문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고,관광버스를 타고 온 외국인 수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엔고(高)에 힘입어 일본인 관광객 증가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뉴코아아울렛'(16개 매장)과 '2001아울렛'(12개 매장)은 지난해 매출이 11%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0.4% 증가,두 자릿수 신장세를 보였다. 매장별로 200~300개 브랜드가 있고 할인폭도 50~80%로 높은 것이 강점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백화점만 이용하던 고객들도 가격 대비 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아울렛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아울렛 매출 호조는 지난해 12월 전국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1.7% 감소,4년9개월 만에 가장 부진했던 것과는 크게 대조를 이룬다. 롯데유통산업연구소가 추정한 올해 국내 아울렛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6.1% 증가한 8조7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백화점 시장은 20조3000억원으로 2% 성장하는 데 그쳐,아울렛 시장이 백화점의 40%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아울렛 매장 확대 잇따라

아울렛이 불황 탈출구로 부각되면서 유통업체들은 매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내년 상반기에 문을 열 롯데아울렛 3호점인 파주점과 2011년 선보일 대구 봉무점에 이어 새로운 부지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최근 아울렛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상권 분석,매장 구성,신규점 컨셉트 마련,인허가 추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는 상반기에 경기도 부천 쇼핑몰 '소풍'을 아울렛으로 전환하는 등 매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서울 구로역 인근에 들어서는 '나인스에비뉴'는 당초 쇼핑몰에서 아울렛으로 업태를 바꿔 이달 말 문을 연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