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과 방문을 여닫는 방향이 반대인 이유는 뭘까.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현관문이 밖으로 열리는 것은 화재 등 비상시 피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대피할 때 문을 당기는 것보다는 미는 것이 훨씬 수월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송종환 종현건축 이사는 "문을 열고 닫는 건 공간 이용의 합리성과 위험 대피성이 동시에 고려된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축법 시행령 제35조(피난계단의 설치)와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에 관한 규칙' 9조에선 건축물 내부에서 계단으로 통하는 출입구는 피난 방향으로 열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화관 같은 다중시설에서 문을 밖으로 밀도록 돼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은행은 예외적으로 도난 차단을 위해 출입문이 안으로 열리게끔 돼 있다.
반면 방문은 대개 안으로 열린다. 밖으로 열릴 경우 거실에 있는 사람과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프라이버시 보호 효과도 있다. 바깥에 있는 사람이 문을 밀고 들어가는 게 당길 때보다 시간도 더 걸리고 방 내부도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