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의 최대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이 대규모 적자 전망을 발표하면서 무려 1만5000명의 직원을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파나소닉은 오는 3월로 끝나는 2008회계연도 결산 전망에 당기순손실이 3800억엔, 우리 돈으로 5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습니다.파나소닉이 최종 적자를 내기는 2003년3월 결산 이후 6년 만에 처음입니다.이 때문에 파나소닉은 1만500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세계 각국에 있는 27개 공장을 아예 폐쇄할 방침입니다.

또 일본 전자업체인 샤프도 2008회계연도 결산에서 사상 첫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어제 밝혔습니다.샤프의 영업손실 규모는 100억엔, 우리 돈으로 약 1500억원을 넘을 예상인데요, 이 회사가 영업손실을 내기는 회사 실적을 공표하기 시작한 1953년 이후 처음입니다.샤프는 전년도에는 1800억엔의 영업이익을 냈었습니다.

파나소닉과 샤프 뿐아니라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들은 지난해 결산에서 대부분 적자를 낼 전망입니다.이미 실적전망을 발표한 소니는 1500억엔의 최종 적자(당기순손실)가 예상되고 있고요, 히타치제작소는 7000억엔,도시바는 2800억엔, NEC는 2900억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때문에 작년 결산에서 최종 손실을 내지 않는 회사는 미쓰비시전기 정도로 예상됩니다.이 회사는 100억엔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일본 전자업계의 그같은 부진은 세계적인 불황으로 디지털 가전제품이 자동차와 함께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데다가 가파르게 진행된 엔화 강세 때문입니다.이렇게 일본의 대형 전자업체들이 일제히 적자를 내면서 그 적자규모가 2조엔에 달할 것이란 집계도 나오고 있습니다.일본 전자업계는 2002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당시에서 모두 2조엔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었는데요, 6년만에 다시 ‘눈덩이 적자 악몽’이 재현되는 것입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