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게 1위 표를 던졌다.

올해의 선수상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에게 돌아갔지만 허 감독은 "메시는 작은 키에도 상대 수비진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드리블이 일품"이라며 메시를 최고의 선수로 추천한 이유를 밝혔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이란 원정 경기를 준비 중인 허 감독은 "좋은 선수는 자신만의 특징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휘 중인 허 감독은 3일 오전(한국시간) 대표팀 숙소인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자신만의 특징을 가지려는 부단한 자기 계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 초기인 지난해 2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때도 같은 말을 했다.

그는 당시 "우리 선수들은 축구선진국보다 기술이 앞선다고 볼 수 없는데도 개인 훈련이 부족하다.

피나는 노력 없이 기술 향상은 힘들다.

데이비드 베컴(AC밀란)의 프리킥도 훈련 없이는 안 된다.

나카무라 순스케(셀틱)가 팀 훈련이 끝나면 꼭 1시간씩 개인 훈련을 한다는 기사도 본 적 있다"면서 "우리 때에도 개인훈련에 시간을 할애해 선수 개인별로 특징이 있었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선수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2000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가 2007년 12월 다시 지휘봉을 잡은 허 감독은 이근호(대구), 이청용, 기성용(이상 서울) 등 대표팀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한 몇몇 선수를 '특징 있는 선수'로 꼽았다.

좋은 공격수의 예로 메시를 들었던 허 감독은 좋은 수비수의 조건도 밝혔다.

그는 "골을 먹더라도 실점 장면에 있는 선수가 좋은 수비수"라고 말했다.

실점을 하면 상대 득점자에게 가장 가까이 있던 수비수가 비난을 받게 되지만 오히려 그 순간에 보이지 않았던 수비수가 더 잘못이라는 것이다.

위치 선정 능력은 물론 마지막 보루로서 책임감 등을 강조한 말로 허 감독의 대표선수 선발 기준을 엿볼 수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