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관련주들이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감산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달부터는 패널가격 회복도 기대돼 당분간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1.87% 상승한 2만7300원으로 마감해 약세장에서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는 나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LCD 부품업체인 한솔LCD 역시 1만8550원으로 7.85% 급등했고,우리이티아이(6.55%) 에이스디지텍(5.15%) 테크노세미켐(3.80%) 디에스엘시디(2.12%) 등 코스닥 부품주들도 상승행진에 동참했다.

강윤흠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날 "일본 소니와 샤프 합작 라인의 가동이 연기됨에 따라 올 하반기 수급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LCD주들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강 연구원은 "올 하반기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 샤프의 10세대 공장 가동 시점이 2010년 중순으로 한 차례 더 연기됐다"면서 "대만 및 일본 업체들의 기존 라인 생산량 축소도 잇따라 LCD 수급 균형은 한층 더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에 대한 우려가 줄어드는 가운데 패널 수요는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계기로 중국의 LCD TV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패널업체들의 가동률이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점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1월까지 보합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LCD 패널이 2월에는 본격적으로 반등흐름을 탈 것이란 설명이다.

원화 약세로 국내 패널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 강세요인으로 꼽힌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엔고에 시달리는 히타치와 샤프 등 일본 LCD 업체들의 주가는 연일 내림세를 타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1월 한 달 동안에만 30% 가까이 뜀박질했다"며 "이는 반도체에 이어 LCD 업종에서도 글로벌 구조조정의 상대적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급 개선과 제품가격 회복으로 LCD 업체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부품주들의 주가에도 단기 모멘텀을 제공해줄 것으로 전망됐다. 우준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LCD 관련 부품 및 재료의 주문이 올 들어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월별 출하량과 매출 등 단기 지표들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단가 인하 압력이 지속될 1분기 동안에는 실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동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나 LCD 부품주들의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해 있어 수급개선 기대에 따른 단기적 움직임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나 추세 반전을 위해서는 하반기 이후 실질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