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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인생] 수십번도 넘게 자물쇠 확인… 혹시 나도 강박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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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100명당 2~3명 발병
    약물.인지행동요법 80% 개선
    불안.의심 들어도 집착 말아야
    직장에서 부하에게 자신의 업무지침을 곧이곧대로 시행하라고 압박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여러 사람 앞에서 면박을 주고,심지어 인터넷에 악성댓글을 올리는 상사라면 강박증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끊임없이 손씻기를 되풀이하거나 집 문을 나서는데 수십 번도 넘게 자물쇠 잠그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강박증일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이유없이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강박증이 관여될 수 있다.

    강박증은 원치 않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강박사고'와 이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위를 반복하는 '강박행동'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강박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스스로 증상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인구 100명당 2~3명에서 발병한다. 평생을 살면서 정신분열병에 걸릴 확률이 1% 안팎,우울증은 3~4%인 것에 비하면 강박증의 발병률이 결코 적지 않으며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10대부터 시작되나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는 10대 중반 이후부터 20대 초반이다. 5~8세에 나타나기도 하며 어린 나이에 발병할수록 치료가 어렵다.

    강박증의 원인은 뇌 전전두엽의 기능이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세로토닌이란 신경전달물질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뇌내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의 과잉 또는 부족한 것도 한 요인으로 여겨진다. 드물게 염색체 이상(유전적 요인)이나 A군베타용혈성연쇄상구균의 뇌내 감염(신경면역학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상은 유형별로 다양한데 지나친 청결함, 반복되는 의심과 확인하는 행동,사물을 제자리에 정확히 두려는 정렬 행동,무가치한 것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려는 행동,지나친 우유부단과 제때 일을 마치지 못하는 행동,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았음을 반드시 타인을 통해 확인코자 하는 행동,근거 없는 사실에 대한 믿음,불경스럽고 공격적이며 반복적인 충동 등을 보인다.

    주위에서 강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된다. 지나치게 꼼꼼하고 치밀하며 깔끔을 떠는 경우다. 하지만 자신이 이를 인식하고 제어할 수 있으며 비합리적이지 않고 본인이나 타인이 괴로워하지 않으면 치료할 대상은 아니다. 더 심해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학교성적이 떨어질 정도가 되면 '강박성 인격장애'를 의심하고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자신과 주위사람에게 고통을 줄 정도라면 병으로 간주하고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뇌내 세로토닌의 고갈을 막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가 주로 쓰인다. 에시탈로프람 플루옥세틴 서트랄린 등이 많이 처방되며 효과는 대등하나 환자별로 듣는 약이 다를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선 도파민 길항제 겸 정신분열증 치료제인 리스페리돈 올란자핀 퀘티아핀 등을 소량 투여함으로써 치료효과가 상승하기도 한다.

    더러운 것을 극도로 꺼리는 등 결벽증 같은 강박행동이 심하면 약물만으로 치료가 어려우므로 인지행동치료를 한다. 환자를 강박감을 보이는 상황에 반복 노출시킴으로써 불안한 심리상태에 차츰 적응토록 하고 스스로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바꾸도록 훈련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강박증 환자의 20%는 약물치료나 3년 이상의 인지행동치료로도 호전되기 어렵다. 이럴 경우 강박증 환자 1000명당 1명꼴로 문제가 있는 뇌 부위를 응고시켜 혈류량을 줄이는 수술을 실시해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재발이 잦은 등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강박증 약물은 안와전두엽-미상핵-시상으로 이어지는 신경회로에 변화를 가져와 치료효과를 보인다"며 "강박증이 재발하는 것은 약물치료를 해도 전두엽-선조체-시상회로 같은 간접신경회로에 변화가 없기 때문으로 복잡한 뇌의 기능과 구조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박사고는 자꾸 억누르려고 하면 더 강하게 튀어 오른다. 불안하고 의심이 들더라도 그냥 두어야 한다. 신영철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떠오르는 강박사고에 대해 너무 집착하거나 걱정하지 말고 내버려두는 것이 좋지만 강박사고에 따라 나오는 강박행동은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며 "반복적인 행동은 시간을 두고 조금씩 줄여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반드시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신념,틀에 박힌 일상생활에서 탈피,가족간의 관심과 애정이 이 병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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