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판교신도시의 중 · 대형 아파트를 채권입찰제로 분양받은 계약자들은 채권매입 손실액을 보상받지 못한다. 국토해양부는 판교 중 · 대형(전용 85㎡ 초과) 아파트를 채권입찰제로 분양받은 계약자들의 채권매입 손실액을 보전해 주지 않기로했다고 1일 밝혔다. 채권입찰제란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된 중 · 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할 경우 분양가와 채권을 합쳐 시세의 90%(현재 80%)에 맞춘 금액만큼 채권을 매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판교 중 · 대형 계약자들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자 채권매입 손실액을 보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계약자들의 채권매입 손실액을 보상할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채권매입 기준인 주변 시세 판단 시점은 입주 시기가 아닌 아파트 분양 시기"라며 "아파트 공급 당시 주변 시세에 맞춰 채권매입 손실액이 정해졌는데 입주를 앞두고 시세 차익이 사라졌다고 해서 채권매입 손실을 보상해 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 · 대형 아파트 입주 예정자 일부는 채권입찰제 전면 보완을 주장하고 있다. 판교 채권환수 대책위원회 김연호 위원장은 "채권입찰제는 아파트 공급 당시 실현되지 않은 시세 차익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고 반대로 시세 차손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한 고려가 없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박동균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도 "채권입찰제가 기정 사실화하는 시세 차익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전매 제한으로 계약자들이 이를 실현할 수 없어 미실현 이익을 근거로 부담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채권입찰제는 2006년 8월 판교에서 3948가구의 중 · 대형 아파트를 공급할 때 처음 적용됐다. 당시 평균 분양가는 3.3㎡(1평)당 1350만원 선이었으나 채권매입 손실액을 합친 실분양가는 평균 1838만원 선이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