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솔트레이크,캐나다 밴쿠버,오스트리아 빈,스위스 취리히,호주 시드니,뉴질랜드 오클랜드,일본 후쿠오카…….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뭘까. 활력이 넘치는 경제,잘 갖춰진 교육 인프라,안전한 치안,쾌적한 주거 환경,매력적인 자연 환경,풍부한 문화유산,편리한 교통 여건 등을 들 수 있다. 한마디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행복한 도시들이다.

이런 장점 덕분에 이들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자매지인 세계적 투자전문지 배런스,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영국의 전문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매년 선정하는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이들은 거의 매년 톱 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명성을 가진 '살기 좋은 도시'는 세계인이 선호하는 '명품 도시'인 셈이다.

요즘과 같은 국경 없는 무한경쟁 체제에선 이러한 도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도시' 하나가 나라의 경쟁력 척도로 작용할 정도로 도시는 국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 도시들은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세심한 도시 계획과 환경 보존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근대 도시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 도시들도 시민들이 살기 좋은 '행복한 도시'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서울의 '여성이 행복한 도시' 캠페인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만족도와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최근 잇따라 추진 중인 '행복한 도시' 만들기의 전형으로 꼽을 만하다.

지자체가 추진 중인 '행복한 도시' 만들기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다. 이는 지자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주민들의 생활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주민 행복' 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경닷컴과 한국경제매거진이 공동 주관하는 '행복한 도시대상'은 주민들의 행복 체감지수를 높이고 주민 복지와 도심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주민 복지를 높이려는 지자체들의 부단한 노력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에 '행복한 도시대상'을 수상한 인천시가 추진 중인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과 구도심 도심공간 재창조 노력,경남 남해군이 벌이고 있는 국제해양관광도시 프로젝트,경기도 가평군이 시도하고 있는 '에코피아-가평 비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가평군의 시도는 두드러진다. 중첩된 각종 규제로 인해 수도권에서도 소외된 곳으로 분류되는 가평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소득을 올리고 일자리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2009 행복한 도시 대상'의 평가는 전국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행복지수 조사'와 각 지자체에서 제출한 공적 조서의 서류 심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국내 온라인 리서치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한 리서치는 지역배려 할당 조사 방법으로 진행됐다. 지자체의 경제,환경,복지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여기에 평가 지표에 근거해 작성된 공적 조서의 서류 심사가 진행됐다. 심사에서 적용한 평가지표로는 활기 찬 경제도시,친환경 도시,주민 참여 및 지역특화산업 등 12가지 항목이다.

개별 항목의 평가는 종합 평가로 집계됐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전국 230여개 지자체 가운데 리서치와 공적 심사를 통해 17개 단체를 수상 단체로 뽑았다.

'행복한 도시 대상'의 심사위원장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상은 아주대학교 환경건설교통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작년과는 달리 12개 평가항목 가운데 5개 이상의 항목에 대한 공적을 제출해야 '행복한 도시 대상'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제출된 공적 자료가 평가 기준을 만족했을 때만 '행복한 도시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행복한 도시'로 선정된 지자체들은 지역 특화산업을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반적으로 친환경,주민 참여,도시 경관 등 주민들의 만족도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항목에 대한 노력이 두드러졌다.

이상은 심사위원장은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 도시들도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발돋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