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무분별한 월가 금융사들의 보너스 잔치에 폭발했다.

그는 "무책임의 극치"라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미 상원은 보너스를 환수하는 법적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월가 은행들이 200억달러 상당의 보너스를 자기들끼리 나눠 가졌다는 기사를 봤다"며 "이것은 무책임의 극치이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월가 금융사들이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보너스 규모는 총 184억달러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월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자제력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며 "금융사들이 이익을 내 보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그들이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인 데다 금융 · 경제위기로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금융사들은 앞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자신과 가이트너 장관이 금융사 경영진을 직접 만나 이런 문제점을 상기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의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은 이와 관련,"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보너스를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떠맡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이 돈이 반드시 국민들에게 되돌려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