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없어 사납금 채우는 게 걱정입니다.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 나네요.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일일 택시기사 체험에 나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밝힌 소감이다. 김 지사는 민심을 돌아보고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체험하기 위해 이날 오전 7시부터 택시운전대를 잡았다.

모 회사택시를 배차받아 미터기 조작 방법 등을 익힌 뒤 운행에 나선 김 지사는 수원역 앞 택시승강장에서 30여분을 기다려 첫 손님을 태웠다. 오전 근무시간인 낮 12시까지 5시간 동안 8명의 손님을 태운 뒤 기자들과 점심을 같이 한 김 지사는 "평일 같은 근무시간 택시기사 평균 수입보다 다소 많은 3만여원을 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시회사에 내야 할 사납금 6만9000원과 연료비 1만원 등 7만9000원을 채우기 위해서는 오후에 더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택시 승객들은 대부분 운전석에 앉아 있는 김 지사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정치에 관심이 적은 젊은 승객이 많았던 데다 외국인 근로자도 꽤 탑승한 탓이다. 이날 오전 수원역에서 승차해 인계동의 한 백화점까지 이동한 한 여자 승객은 한 참 뒤에야 기사가 김 지사인 것을 알아챈 뒤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며 "교사를 많이 채용해 일자리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택시운전사를 해 보니 역시 젊은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았고,택시 운영 시스템에도 개선할 부분이 있는 것을 느꼈다"며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앞으로 몇 차례 더 택시 체험을 한 뒤 시간이 되면 다른 분야도 경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택시기사 체험을 위해 작년 말 택시운전 자격증을 취득했다.

수원=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