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연결 기준) 33조원 매출에 7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기별 실적을 발표한 2000년 이후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본사 기준으로는 매출 18조4500억원에 9400억원의 영업손실, 2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순손실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는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LCD의 판가 하락 심화와 휴대폰, 디지털TV 등의 마케팅 비용 급증 등을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118조3800억원의 매출과 5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늘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망에 대해 "글로벌 경기 상황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시나리오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과 함께 주요 사업들의 비수기인 점을 감안할 때 수요 부진이 예상되고 있으나, 하반기 경기 호전 시 최대 수혜자가 되기 위해 전 사업부문에서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에 더욱 주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반도체-매출 4조8100억원, 영업손실 6900억원(연결기준)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으로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급감했고, 낸드 플래시도 전 분기에 이어 높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손실률은 14%에 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주요 경쟁업체들 대부분이 -40% 이상 큰 폭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경쟁사와의 격차 및 시장점유율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G DDR2, 1G DDR3 등 차세대 제품을 강화해 하이엔드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SSD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고용량 MoviNAND(모비낸드) 등 차별화 제품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수요예측이 불투명한 상황이나 경기 침체 속에서도 경쟁업체와의 기술경쟁력 격차 확대와 수익성 제고에 주력해 업계 리더십 강화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 LCD-매출 3조5500억원, 영업손실 2300억원

판가 하락이 지속되며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3분기에 이어 경영 환경이 계속 악화됐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핵심 산업인 TV 부문에 집중해 시장이 전 분기 대비 역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견실한 고객 기반 및 차별화된 제품력을 바탕으로 6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등 TV 부문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올해 1분기는 경기 침체 지속과 계절적 비수기로 패널 수요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군을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와 수익력 제고에 주력해 나간다는게 삼성전자의 방침이다.

□ 정보통신-매출 10조3200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

휴대폰 세계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 정도 역성장했으나 전년 대비 14%의 고성장세를 이어가며 분기 사상 최대의 휴대폰 판매 신기록을 달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올해 1분기는 시장이 비수기에 들어가고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나 마케팅 비용 등 비용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지역별 전략 모델 강화와 사업자들과 연계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 추진 등으로 올해 2억대 이상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 디지털미디어-매출 12조62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

주력 상품인 디지털TV 판매가 증가했다. LCD TV는 가격 경쟁 심화와 연말 수요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블랙프라이데이 판매 호조, 크리스털 로즈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유지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올해 1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일 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 감소 우려가 더욱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LED TV와 같은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해 지난 3년간 이어 온 LCD TV 시장에서의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해 수익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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