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해 363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년 만이다. 2005년 3월 취임한 정의선 사장이 '디자인 경영'을 앞세워 신차 모델을 완전히 새로 바꾸고 국내외 영업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성과가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기아차는 지난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와 경차 뉴모닝에 이어 '신(新) 기아차 디자인 3총사'로 불리는 로체이노베이션 포르테 쏘울을 연이어 선보이며 잃었던 내수 시장에서의 입지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국내 신차 수요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기아차는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연간 판매대수 3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판매가 늘어난 것은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기아차가 유일하다.

내수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27.4%로 전년 대비 5.1% 포인트나 높아졌다. 기아차는 되찾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내수 점유율 목표를 35%로 끌어올렸다. 정 사장의 디자인 경영은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시상에서 기업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기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새해 들어 미국와 중남미 시장을 둘러보며 현지 딜러들에게 판매 확대를 독려했다.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해 러시아에 판매법인을 세운 데 이어 남미에도 별도 판매거점을 세우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경쟁력있는 신모델도 올해부터 해외 시장에 적극 투입한다. 파격적 디자인의 쏘울을 미국과 유럽,중국 등에 연달아 투입해 기아차 브랜드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 여건이 최악이지만 기아차의 첫 미국 공장인 조지아공장도 올해 말 계획대로 가동키로 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