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강서구 송정동 녹산공단에 위치한 에너지 산업 선도기업인 서번산업엔지니어링. 19일 오전 이곳 2층 공장에 들어서니 다양한 종류의 완성된 열교환기들이 길게 한 줄로 늘어서 있다. 사각으로 된 판형과 둥근 형태의 로터 타입 등 다양한 모습을 한 열교환기가 공정을 끝낸 뒤 모습을 드러냈다. 천장에 설치하는 천장냉 · 난방 공조기인 '미리내'도 최근 국산화해 성공했다. 이 제품은 체육관과 대형마트 물류창고 공장건물 등으로 운송을 기다리고 있다. 에너지 절약제품들이 관심을 끌면서 성능이 뛰어난 데다 애프터서비스도 바로 가능한 서번산업의 제품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서번산업은 최근 글로벌 위기를 에너지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올해부터 열교환기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이 제품들이 근래 들어 부쩍 인기몰이 중이다.
중앙기계실에 설치해 전 층으로 냉난방시스템을 구축하는 둥근 모양을 한 '로터 열교환기'와 '판형 열교환기'가 주력제품들이다. 이 제품들은 냉난방 공조를 실현하는 장비로 내부에 열교환기를 장착해 실내외 공기를 순환시키는 과정에서 밖으로 버려지는 폐열을 65~80% 회수하고 이를 통해 30% 이상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올릴 수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열교환기는 냉난방열원으로 건물에서 대량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줄일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수입산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열교환기가 첨부된 공조기 제품은 일반공조기보다 가격은 10~15% 정도 비싸지만 대부분 2년 내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분석이다.

로터식은 온습도 조절이 필수적인 국가기록원과 유통인구가 많은 롯데백화점에 설치될 정도로 인기다. 판형은 환기 때 실내외 공기를 완전히 분리시켜야 하는 강북 삼성병원과 삼성의료원암센터 등 대형병원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대형 미술관과 청정한 실내를 유지해야 하는 실험실 및 연구소,클린룸에도 판매가 잇따르고 있다.

회사 측은 열교환기가 적용된 폐열회수 환기장치도 개선해 본격 판매에 나섰다.

폐열회수 환기장치는 건물에서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서 환기가 안 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환기장치 시스템이다. 일반 사무실 건물이나 근린생활시설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 알루미늄 소재의 열교환기를 장착해 오염물질이 붙지 않는 데다 열전도율이 높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부산시의회와 부산시영산후반작업시설,공무원연수원 등에 설치됐다.

덕택에 서번산업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을 올려 2007년 63억원보다 59% 늘었다.

정용환 사장은 "에너지 절감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매출은 로터와 판형 열교환기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150억원 이상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