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전공의가 세계 최고의 의과학 전문저널로 꼽히는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희귀 임상사례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NEJM는 인용지수가 51.3으로 사이언스(30)나 네이처(26) 보다 훨씬 높다.

그만큼 NEJM에 이름 올리는 게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국내에서 NEJM에 제1저자나 교신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의사는 1~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16일 NEJM 온라인판에 따르면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유동수 교수와 이영복 전공의(레지던트)는 오랫동안 간질과 소아마비 등으로 투병해 온 30세 환자의 '잇몸 과다증식' 사례를 이미지와 함께 투고했다.

투고된 글과 이미지는 NEJM의 임상의학이미지(images in clinical medicine) 코너에 지난 8일 게재됐으며, 이후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환자는 10여년간 항(抗) 간질 약물인 '페니토인(phenytoin)'을 복용해 왔는데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잇몸이 과다 증식해 지금은 이가 빠지고, 튜브를 이용해야만 음식을 삼킬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만약 초기에 약물 부작용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 정도로 악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이영복 전공의는 "보통 페니토인의 부작용으로 잇몸이 붓거나 과다증식할 수는 있지만 이 환자의 경우처럼 심각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증례의 희귀성이나 고찰의 뛰어남보다는 이미지 교육에 적절한 증례를 제출한데다 무엇보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