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요타자동차 노사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노조는 애사심을 발휘해 사측의 임금 삭감 요구에 응했고,임직원들은 자사 차 구입을 결의했다. 1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의 부장급 간부 약 2200명은 오는 3월 말까지 자사의 신차를 구입하기로 결의했다.

이 회사의 부장 모임은 지난 9일 총회에서 '자율적인 행동'을 전제로 자사의 신차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2008회계연도 말인 3월 말까지 구입하되 차종이나 가격 제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자사 차 구입은 판매 회복에 일조하고,전사적으로 위기 의식을 공유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부장급에 이어 상무이사 등 임원들도 자사 차 구입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수 임원들은 작년 11월 출시된 초소형차 'iQ'와 소형차 '빗쓰' 등을 이미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요타는 노사 합의로 임금을 줄이는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이 회사는 2,3월에 국내 12개 공장에서 조업을 중단하는 11일 가운데 이틀을 '휴무일'로 정해 근로자 3만5000여명의 임금을 20% 삭감키로 했다. 노조는 회사 측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조업을 중단해도 임금 전액이 지급돼왔다.

관련업계에서는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자동차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조업을 하지 않는 날의 일부를 휴일로 삼아 임금을 줄이는 수익 개선책이 다른 업체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자동차시장 위축과 엔화 강세로 오는 3월 말 끝나는 2008회계연도 결산에서 창업 후 처음으로 1500억엔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생산 감축과 공장 신증설 보류 등 설비투자를 대폭 축소하고 있으며,'마른 수건 쥐어짜기'식의 경비절감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최인한 기자 J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