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추정치 들쭉날쭉…누굴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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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 A씨는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증권사 추정치를 살펴봤다. 그 결과 어이가 없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증권사에 따라 최대 1조5100억원이나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주요 기업에 대해 4분기 실적 추정치를 천차만별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적 추정 들쭉날쭉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기업 영업이익 추정치(12일 기준)의 최대치와 최소치의 차이가 가장 큰 코스피 종목 상위 10개는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포스코, 하이닉스, LG전자, 외환은행,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GS 등이다.
삼성전자 사례를 보자.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6710억원의 영업적자(자회사 제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8390억원으로 잡으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수치를 내놓았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1445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중으로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나 정확한 시기를 정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4분기 본사기준 영업이익이 1조8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굿모닝신한증권은 5548억원으로 추산했다. 현대차는 오는 22일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전력의 사례 역시 다를 바 없다. 하나대투증권은 한국전력이 지난해 4분기에 2조2025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에서는 영업손실이 3800억원 가량에 그친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한국전력의 실적 추정 시 순이익 기준으로 비교해야 더욱 정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애널리스트에 따라 영업이익을 연결기준 혹은 본사기준으로 다르게 적용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이 내놓은 한국전력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보면 순이익 예상치도 최대치와 최소치 차이가 7202억원이나 났다.
신영증권은 작년 4분기 한국전력의 순손실이 8365억원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나대투증권은 무려 1조5567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전력은 다음달 10일께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정치 차이…왜 생기나?
이 같은 추정치의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이는 각 애널리스트마다 업종 전망에 대한 시각과 정보량이 다르고, 종목별로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 등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최성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과 휴대폰 이익률, LCD 패널 가격 등이 영업이익 추정치 변동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며 "회사 측에서 정확히 밝히지 않는 요소들에 대해서는 각 애널리스트들이 추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병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유가와 환율 등의 가정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국전력의 경우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기와 실적이 좋을 때는 업체들이 운용사 등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주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경기와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업체들이 정보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는다"며 "증권사별로 추정치가 크게 차이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또 성과급의 경우는 12월 말이나 1월에 결정되는 경우가 있어 예측이 어렵고, 지난 4분기에는 환율 변동성이 컸기 때문에 업체에서 제대로 집계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에 대해 '100% 정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편차가 지나치게 심한 추정치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게 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증권사들이 주요 기업에 대해 4분기 실적 추정치를 천차만별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적 추정 들쭉날쭉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기업 영업이익 추정치(12일 기준)의 최대치와 최소치의 차이가 가장 큰 코스피 종목 상위 10개는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포스코, 하이닉스, LG전자, 외환은행,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GS 등이다.
삼성전자 사례를 보자.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6710억원의 영업적자(자회사 제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8390억원으로 잡으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수치를 내놓았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1445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중으로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나 정확한 시기를 정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4분기 본사기준 영업이익이 1조8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굿모닝신한증권은 5548억원으로 추산했다. 현대차는 오는 22일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전력의 사례 역시 다를 바 없다. 하나대투증권은 한국전력이 지난해 4분기에 2조2025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에서는 영업손실이 3800억원 가량에 그친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한국전력의 실적 추정 시 순이익 기준으로 비교해야 더욱 정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애널리스트에 따라 영업이익을 연결기준 혹은 본사기준으로 다르게 적용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이 내놓은 한국전력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보면 순이익 예상치도 최대치와 최소치 차이가 7202억원이나 났다.
신영증권은 작년 4분기 한국전력의 순손실이 8365억원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나대투증권은 무려 1조5567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전력은 다음달 10일께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정치 차이…왜 생기나?
이 같은 추정치의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이는 각 애널리스트마다 업종 전망에 대한 시각과 정보량이 다르고, 종목별로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 등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최성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과 휴대폰 이익률, LCD 패널 가격 등이 영업이익 추정치 변동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며 "회사 측에서 정확히 밝히지 않는 요소들에 대해서는 각 애널리스트들이 추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병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유가와 환율 등의 가정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한국전력의 경우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기와 실적이 좋을 때는 업체들이 운용사 등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주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경기와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업체들이 정보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는다"며 "증권사별로 추정치가 크게 차이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또 성과급의 경우는 12월 말이나 1월에 결정되는 경우가 있어 예측이 어렵고, 지난 4분기에는 환율 변동성이 컸기 때문에 업체에서 제대로 집계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에 대해 '100% 정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편차가 지나치게 심한 추정치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게 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