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최선과 최악의 상황을 모두 가정한 양극단의 사업계획을 세워야 할 정도로 올해 시장상황을 예측하기 힘들다며 경영상의 고충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12일 한국철강협회가 서울 포스코센터 스틸클럽에서 개최한 `2009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시장 상황은 수요와 환율 등 모든 부분에서 예상하기 어렵다"며 "사업계획도 최선과 최악의 경우에 맞춰 같이 짜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5일 개최될 기업설명회에서는 굉장히 의욕적으로 세운 최선의 사업계획이 소개될 것이며 해당 계획과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사업계획 사이에서 우리의 실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올 상반기 중에 (철강경기가) 바닥을 치는 것만 확인이 돼도 좋은 것이라고 본다"며 "아직 내년도 원료구매 계약은 협상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감산의 추가 시행 여부를 묻자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몇 개월간 (감산이) 이어질 것이고 최소한 올 1분기까지는 유지될 것"이라며 "이번 감산을 통해 재고가 어느 정도는 조절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인도 제철소 건립 사업의 추진 상황을 묻자 "이제 1차 관문을 넘겼다"며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정신으로 꾸준하게 진행하자고 현지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동국제강그룹 장세주 회장은 향후 후판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장 회장은 "현재 후판업 경기는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면서도 세계적으로 원료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있고 수요가 줄면 제품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므로 후판 가격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 극복과 철강산업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 위해 열린 이날 행사에는 철강업계 대표와 임원을 비롯해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과 학계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