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강도 높은 직원교육으로 유명하다. 특히 신입사원이 그룹 인력개발원에서 4주간 받는 합숙교육은 풋내기 사원을 기본에 철저한 '삼성맨'으로 변신시키는 강력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삼성이 이 기간 강조하는 신입사원의 직장생활 요령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상사가 이것저것 한꺼번에 시키고 나중에 왜 안 돼 있냐고 짜증을 냅니다. 일은 일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고 답답해 죽겠습니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물어보지 않은 당신에게도 잘못이 있다. 상사가 모든 것을 챙겨 주기를 바라지 말고 무엇부터 언제까지 해야 할지를 상사에게 확인하라.빨리 하는 것이 중요한지 시간이 걸려도 정확히 해야 하는지도 물어라.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이다.


▼상사가 일의 진척상황을 물어봐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말씀드리려고 했더니 "변명부터 한다"고 화를 냅니다.

-대답 순서가 틀렸다. 당신이 전달하려는 순서에 맞춰서 말하지 말고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순서에 맞춰서 말하라.결론부터 전달하고 당신의 판단은 뒤에 부가하는 것이 좋다. 특히,질문의 의도를 넘겨짚지도 말아야 한다. "요즘 불량률이 얼마야?"라는 단순한 질문에 "불량률이 최근 높아진 이유는…"이라며 원인분석부터 한다면 상사는 답답해 한다. 질문의 의도를 멋대로 넘겨 짚은 탓이다.


▼상사의 지적에 대해 "최선을 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가 된통 혼났습니다. 뭘 잘못한 건가요.

-상사는 당신에게서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을 듣고 싶어한다. 그냥 최선을 다하겠다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은 립서비스로밖에 들리지 않는 것이다.


▼말 실수를 몇 번 했다가 선배들에게 싸가지 없는 후배로 찍혔습니다. 능력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어떤 조직도 능력만 있고 인간성이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인간미 · 도덕성 · 예의범절 · 에티켓 네 가지를 '삼성헌법'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기본이 안 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신입사원에게 일을 잘 가르쳐 줄 상사는 없다. 성격도 능력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