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벤처기업, 18개월내 상용화…가격 2억7000만원대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벤처기업인 테라푸지아가 하늘과 지상을 마음대로 오가는 비행기 겸용 자동차인 '트랜지션'(사진)을 개발,내달 시험비행을 한다고 영국 일요신문 선데이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테라푸지아는 전직 미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모여 만들었다.

비행기와 자동차의 경계를 허문 것으로 평가받는 트랜지션은 단 15초 만에 비행기에서 2인승 승용차로 변신할 수 있다. 자동차처럼 무연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며,차고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칼 디트리히 테라푸지아 사장은 "트랜지션은 처음으로 비행기와 자동차 설계를 통합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며 "비행기 날개는 자동 접이식이며 모든 부품이 자동차 한 대 안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트랜지션은 하늘과 땅에서 모두 100마력 엔진을 사용한다. 20갤런(약 75ℓ) 용량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한번에 시속 90마일(145㎞)의 주행속도로 최대 500마일(805㎞)을 날아갈 수 있다. 현재까지는 지상에서 최대 90마일의 속도 주행까지 시험을 마친 상태다. 화물은 총 430파운드(195㎏)까지 실을 수 있다.

테라푸지아는 시험비행에 성공하면 18개월 안에 시판할 예정이다. 소비자 가격은 20만달러(약 2억7000만원)로 예상되며,지금까지 40건의 주문이 접수됐다. 디트리히 사장은 "비행기로 생각하면 비싸지 않은 가격이고,승용차로 치면 매우 비싼 가격"이라며 "트랜지션은 장기적으로 엄청난 시간을 절약하는 동시에 자동차 주행보다 싼 가격으로 항공여행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낙관했다.

트랜지션은 아직 두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 우선 비행기이자 자동차여서 보험에 가입하기가 쉽지 않고,또 법적으로 도로에서 이륙을 허가하는 곳이 미국 내에서 알래스카주뿐이어서 이륙할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는 게 그것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