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기 인사가 다가왔다. 간부급 검사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옷'을 벗는다. 첫째는 경제적인 문제다.

부장검사의 경우 대체로 40대 초 · 중반 나이에 자녀 교육 등 다양한 문제에 부딪친다. 사회적 지위에 비해 낮은 급여,1~2년마다 돌아오는 인사로 인한 잦은 근무지 변경 등이 그것이다.

작년 3월 검찰 정기 인사 때는 서울중앙지검 핵심 부서의 한 부장검사가 "애들 학원비를 못 대겠다"며 옷을 벗었다.

이번 인사 때도 일부 부장검사가 사의 표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두 번째는'신념'의 문제다.

최근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왜곡보도 사건을 전담 수사한 한 부장검사가 사표를 던졌다.

이 부장검사는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명하복과 수사의 목적 · 지휘통제 체제의 일원화(검찰청법에서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검사동일체 원칙')가 특징인 검찰 조직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다.

셋째는'인사 적체'에 따른 고위 간부의 용퇴다. 이번 인사에서는 검사장 공석이 극히 적어 법무부는 일부 검찰 고위 간부에게 용퇴 의사를 타진했다.

현재 임채진 검찰총장(사시 19기) 바로 밑 기수인 검사장급 간부 4명이 사의를 표명했고 추가로 3~4명의 인사가 용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