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박찬종 전 의원(70)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모(31)씨의 무료 번호인단에 참여해 '뉴스메이커'로 떠오르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 공간에서 예지력 넘치는 경제전망을 쏟아내 인기를 끌었던 박모씨가 지난주 검찰에 의해 체포, 구속됨에 따라 민주당 인사들이 주축이 되는 미네르바 변호인단이 구성됐다.

눈길이 끄는 것은 변호인단 명단에 박찬종 전 의원이 포함돼 있는 것. 지난 10일 박 전 의원이 영장 심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법원에 출석, 박모씨와 함께 등장해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박 전의원이 변호인단 내에서 대언론 접촉을 담당함에 따라 각종 언론 인터뷰에 얼굴을 내밀면서 이번 변론이 그의 정치적 활동 재개와 연결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수천명의 네티즌들이 지난 10일부터 박 전의원 불로그에 방문하면서 12일 네이버 유명검색순위에서 박 전 의원이 12위에 랭크됐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남성, 20대, 서울지역 거주자들이 박 전 의원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의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블로그인 '박찬종의 올바른 사람들(http://blog.daum.net/justicearmy)'에 올린 '미네르바의 변론요지' 글에는 460건의 댓글이 붙는 등 많은 네티즌들의 눈과 귀가 박 전의원의 입과 글에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의원이 이번에도 노익장을 과시하면 자신의 애칭처럼 또다시 뉴스메이커로 떠오를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드보이'에서 '뉴스메이커'로 다시 돌아온 박 전 의원은 서울대 경영대 출신으로,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공인회계사 시험 3과를 모두 통과해 일찌감치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박 전 의원은 정치계로 나서 신한국당에 몸담았고 한나라당 상임고문까지 지내기도 했다.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무균질 우유' 광고까지 찍기도 했던 박 전 의원은 한 때 대선 주자로 나서는 등 정치적 야심을 키우기도 했으나 '유신 찬양'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고, 이후 여의도 정계에서 잊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12월 대선 정국에 이회창 당시 무소속 후보 캠프를 도우러 당시 남대문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랜 기간의 은둔 시간에 종지부를 찍었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 직전 이명박 캠프를 옥죄던 BBK사건에서 박 전 의원은 김경준씨의 변론을 맡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또 박 전 의원은 지난해 독도영유권을 명기한 일본 중학교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공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 없이는 일본 내 강경파들을 잠재울 수 없다. 북한과 연계해 일본을 북핵 6자회담에서 배제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박 전 의원은 "여의도를 폭파해야 한다"며 "한국정치 만악의 근원은 부패한 소수 기득권자들이 장악한 정당으로, 자율권이 원천적으로 거세된 거수기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이전투구의 싸움판 정쟁터로 변질시켜 놓고 있다"며 여의도 정치개혁을 주장하면서 뉴스메이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박 전 의원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 방식과 관련해 "대통령은 CEO이기만 해선 안 된다.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국민통합의 실천자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다. 성과에 집착한 실용이 CEO적 실용이라면 국가원수의 실용은 국익과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대통령은 CEO적 업무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재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항상 이슈 메이커였던 박찬종 전 의원이 미네르바 변호에 나선 만큼 앞으로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 지 큰 관심꺼리가 될 전망이다.

분명한 것은 검찰과 정부로서는 앞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박 전 의원이 앞으로 있을 미네르바 재판과정에서 검찰의 논리정연하게 비판을 가하게 되면 검찰과 정부가 이를 방어하는데 진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네르바의 구속을 둘러싸고 인터넷과 정치권 안팎에서 벌어지는 논란도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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