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고려대 총장 ‥ 국제화 기치 교환확생 크게 늘려, 2015년 1조확보 '장기플랜' 가동
김한중 연세대 총장 ‥ 발전기금 662억 모금 '사상 최고', 산학협력 교수 연구실적 월등

사립대 명문이자 '영원한 맞수'인 고려대와 연세대의 두 총장이 오는 2월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같은 날 취임한 김한중 연세대 총장과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각각 편입학 비리와 논문 표절 논란으로 전임 총장들이 중도하차하는 어려움 속에서 총장직을 맡아 대학 개혁을 이끌어왔다. 두 총장은 특히 발전기금 유치와 연구 역량 강화 등 남다른 경영 능력을 보여준 공통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온화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인 이 총장과 냉철한 합리주의자인 김 총장은 상반된 리더십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연대 발전기금 662억원 역대 최고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발전기금 모금액(약정액 포함)을 비교해 보면 연세대가 662억원,고려대가 600억원으로 연세대가 조금 많다. 지난 10개월 동안 김 총장이 모금한 662억원이란 발전기금 액수는 연대 역사상 최고액이다. 이는 고대가 2005년 개교 100주년 당시 모았던 최고액인 647억원보다도 많다.

김 총장이 이처럼 거액의 발전기금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많은 시간을 기부금 모금에 투자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김 총장은 주일이면 많게는 하루에 3번도 교회에 나가 설교를 하고 도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취임 후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고도 600억원 모금을 달성했다고 강조하는 이 총장은 발전기금 마련을 위한 7개년 장기 계획을 최근 시작했다. 취임 당시 5000억원 모금을 장담했던 이 총장이지만 경제 한파로 모금이 어렵게 되자 모금 방식을 시스템화해 안정적인 확보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 총장은 지난해 6월 유명한 비영리법인 컨설팅 회사인 브레클레이(Brakeley)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12월 대외협력처를 중심으로 한 발전기금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7년 후인 2015년께는 취임 공약 때보다 두 배 많은 액수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외국학생 유치는 고대,연구비는 연대


지난해 말까지(2008년 3~12월) 연구비 총액은 연대(2012억원)가 고대(1502억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업체와의 산학협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연구비는 교수들의 연구 성과를 비교하는 잣대가 된다. 2007학년도(2007년 3월~2008년 2월)에 2230억원의 연구비를 끌어모았던 연대는 2008학년도에는 이를 상회하는 2300억~24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고대의 경우 이 총장 취임 후 연구비 총액이 1502억원에 그쳐 연대와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고대는 교환학생 유치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이 총장이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국제화다. 지난 한 해 동안 파견한 교환학생수는 1109명으로 연대(1031명)보다 많았다. 여름방학 캠프를 통해 유치한 외국인 학생만 1405명에 달했다.

◆면학 분위기는 비슷

두 총장은 취임 당시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제3캠퍼스'설립 공약을 나란히 내걸었다.

김 총장은 2010년까지 인천 송도에 국제화복합단지를 세우겠다고 했고 이 총장은 미국 LA에 분교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취임 1년이 지난 지금,두 총장의 공약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모양새가 크게 달라졌다.

먼저 고대의 미국 LA캠퍼스는 원래 미국 현지에서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형태의 분교 개념이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쳐 대학원생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한 '한국학 연구 · 교육 센터'로 탈바꿈했다.

연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송도캠퍼스도 이전 기관과 관련,교내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공부하는 대학 만들기에서도 두 총장 간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취임 기자회견 때부터 우수한 교수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김 총장은 교수 연구 성과 제고를 위해 '언더우드 특훈 교수 7인'을 선정해 3년간 9000만원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세계적 석학 초빙과 대형 연구센터 건립에도 성과를 냈다.

취임 당시 학생들이 졸업 전까지 3개 언어를 구사토록 하겠다고 공약한 이 총장은 올 상반기 교양대학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는 전공 이외의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으로 모든 1,2학년생이 외국어 교육을 포함해 봉사,인턴십 관련 교육을 받게 된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