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창근 칼럼] 오늘 생각이 내일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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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창근 <논설실장 kunny@hankyung.com>
발상전환이 이룬 수출 2위 석유
미래의 시각에서 현재를 봐야
지난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상품은 선박이다. 전체 수출실적 4224억달러의 10%가 넘는 431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2위는 석유제품으로 378억달러,3위 자동차 349억달러,4위 반도체 328억달러의 순서다. 전통적인 효자 상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를 제치고 석유제품이 이처럼 많은 수출실적을 올린 것은 의외다. 석유제품은 원유에 정제(精製)기술을 더해 부가가치를 높인 휘발유 항공유 경유 윤활유 등의 기름 종류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막대한 양의 석유를 수출한 것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거둔 성과다. 이들의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은 50~60%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에도 부동의 수출 1위 기업이었던 것은 그렇다 치고,정유업체인 SK에너지가 25조원의 수출실적으로 2위에 오른 것도 놀랍다. 국제 원유가격이 오르면 재빨리 기름값을 따라 올리고 내릴 때는 가격인하를 미적거리면서 폭리나 취하는,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전형적 내수기업으로 여겨졌던 정유업체들의 전혀 다른 실상이다.
석유제품이 이처럼 수출 효자상품으로 급부상한 것이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국제원유가격 덕분임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석유제품 수출가격은 원유가격에 연동된다. 오르든 내리든 일정률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우리가 들여온 원유(두바이유)의 평균 도입가격은 배럴당 99달러 선이었지만,정유업체들의 석유제품 평균 수출단가는 116달러 선이었다. 2007년의 경우 원유 도입가격 배럴당 68.3달러에 석유제품 수출단가가 80.3달러였고 보면 원유가격이 오를 때 수출이 더 빛을 발한 셈이다. 원유가격 폭등이 지난해 우리 무역적자를 키운 최대 요인이었지만 석유제품 수출이 그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우리 정유업계의 뛰어난 고도화설비 능력이다. 고도화설비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약 40%의 값싼 벙커C유를 다시 가공해 휘발유 등을 뽑아냄으로써 배럴당 10~20달러의 부가가치를 더 만들어 낼 수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설비 고도화율은 30.5%로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원유 값이 쌀 때 집중적인 투자로 정제능력을 키우고 고도화설비를 확충해온 덕분이다.
국내 석유제품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지 오래다. 살 길은 수출인데,석유자원이 전무(全無)한 나라가 기름을 수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원유보다 더 돈이 되는 기름을 생산해 판다면 돌파구가 될 만하다. 고도화설비라는 '유전공장'을 만들면 원유 값이 오를 때 해외시장에서 돈을 더 벌 수 있겠다는 생각,그 '발상의 전환'이 투자를 이끌어낸 원동력이었다. 성과는 전년 대비 무려 58%나 늘어난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실적이다.
위기 때 발상을 바꿔 성공을 거둔 사례는 많다. 웅진코웨이는 10년 전 외환위기 때 팔리지 않은 채 창고에 쌓여만 가는 정수기를 차라리 '나눠 주자'고 생각했다. 그것이 정수기 렌털이라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출해 오늘날 국내 정수기 · 비데 시장의 50%를 장악하게 된 계기였다.
최악의 불황에 감산 조업중단은 보통이고,새해 초부터 어느 업종,어느 기업 할 것 없이 부도의 공포에 휩싸여 있는 오늘이다. 당장은 살아남기 전쟁이고,내일을 준비할 겨를이 없다.
그럼에도 지금 절실한 것은 현상(現狀)에 매몰되지 않고,미래의 시각으로 오늘을 생각하는 일이다. 그 생각의 차이가 미래를 바꾸는 에너지다. 세계적 리더십 전문가인 존 맥스웰은 "오늘은 어제 생각한 결과이다. 우리의 내일은 오늘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실패한 사람들의 생각은 생존에,평범한 사람들은 현상유지에,성공한 사람들은 생각이 발전에 집중되어 있다"고 했었다.
발상전환이 이룬 수출 2위 석유
미래의 시각에서 현재를 봐야
지난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상품은 선박이다. 전체 수출실적 4224억달러의 10%가 넘는 431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2위는 석유제품으로 378억달러,3위 자동차 349억달러,4위 반도체 328억달러의 순서다. 전통적인 효자 상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를 제치고 석유제품이 이처럼 많은 수출실적을 올린 것은 의외다. 석유제품은 원유에 정제(精製)기술을 더해 부가가치를 높인 휘발유 항공유 경유 윤활유 등의 기름 종류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막대한 양의 석유를 수출한 것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거둔 성과다. 이들의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은 50~60%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에도 부동의 수출 1위 기업이었던 것은 그렇다 치고,정유업체인 SK에너지가 25조원의 수출실적으로 2위에 오른 것도 놀랍다. 국제 원유가격이 오르면 재빨리 기름값을 따라 올리고 내릴 때는 가격인하를 미적거리면서 폭리나 취하는,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전형적 내수기업으로 여겨졌던 정유업체들의 전혀 다른 실상이다.
석유제품이 이처럼 수출 효자상품으로 급부상한 것이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국제원유가격 덕분임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석유제품 수출가격은 원유가격에 연동된다. 오르든 내리든 일정률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우리가 들여온 원유(두바이유)의 평균 도입가격은 배럴당 99달러 선이었지만,정유업체들의 석유제품 평균 수출단가는 116달러 선이었다. 2007년의 경우 원유 도입가격 배럴당 68.3달러에 석유제품 수출단가가 80.3달러였고 보면 원유가격이 오를 때 수출이 더 빛을 발한 셈이다. 원유가격 폭등이 지난해 우리 무역적자를 키운 최대 요인이었지만 석유제품 수출이 그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우리 정유업계의 뛰어난 고도화설비 능력이다. 고도화설비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약 40%의 값싼 벙커C유를 다시 가공해 휘발유 등을 뽑아냄으로써 배럴당 10~20달러의 부가가치를 더 만들어 낼 수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설비 고도화율은 30.5%로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원유 값이 쌀 때 집중적인 투자로 정제능력을 키우고 고도화설비를 확충해온 덕분이다.
국내 석유제품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지 오래다. 살 길은 수출인데,석유자원이 전무(全無)한 나라가 기름을 수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원유보다 더 돈이 되는 기름을 생산해 판다면 돌파구가 될 만하다. 고도화설비라는 '유전공장'을 만들면 원유 값이 오를 때 해외시장에서 돈을 더 벌 수 있겠다는 생각,그 '발상의 전환'이 투자를 이끌어낸 원동력이었다. 성과는 전년 대비 무려 58%나 늘어난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실적이다.
위기 때 발상을 바꿔 성공을 거둔 사례는 많다. 웅진코웨이는 10년 전 외환위기 때 팔리지 않은 채 창고에 쌓여만 가는 정수기를 차라리 '나눠 주자'고 생각했다. 그것이 정수기 렌털이라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출해 오늘날 국내 정수기 · 비데 시장의 50%를 장악하게 된 계기였다.
최악의 불황에 감산 조업중단은 보통이고,새해 초부터 어느 업종,어느 기업 할 것 없이 부도의 공포에 휩싸여 있는 오늘이다. 당장은 살아남기 전쟁이고,내일을 준비할 겨를이 없다.
그럼에도 지금 절실한 것은 현상(現狀)에 매몰되지 않고,미래의 시각으로 오늘을 생각하는 일이다. 그 생각의 차이가 미래를 바꾸는 에너지다. 세계적 리더십 전문가인 존 맥스웰은 "오늘은 어제 생각한 결과이다. 우리의 내일은 오늘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실패한 사람들의 생각은 생존에,평범한 사람들은 현상유지에,성공한 사람들은 생각이 발전에 집중되어 있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