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절반 이상이 현재의 경제 위기를 10년 전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영연구원은 기업 CEO 10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의 상황을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어렵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55%에 달했다. '훨씬 어렵다'와 '비교적 어렵다'는 응답이 각각 22%와 33%로 조사됐다. 20%는 '정부나 금융기관 도움 없이는 불황을 이겨내기가 불가능할 정도'라는 반응을 보였다.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도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다'고 답한 기업은 29%였다. '자체적으로 불황을 이겨낼 수 없다'고 답한 CEO들을 대상으로 이유를 묻자 28%가 '고환율,고이자 등 외부 경제 요인 때문에 기업 재정이 악화돼서'라고 답했다. '소비 위축으로 인한 매출과 수익 감소'를 꼽은 CEO도 26%에 달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25%),'기업의 체질 개선과 자구 노력'(24%),'각종 규제 철폐 등 정부의 기업 지원책'(23%) 등의 답이 나왔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비용 절감 및 구조조정'(25%)과 '신시장 개척'(25%)이라는 답이 많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