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 & 李대리] 만년과장 탈출하자…묵묵히 일만 하는 당신…승진하려면 '쇼'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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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어울리는 단어는 희망이다. 그렇지만 이번 새해엔 모두들 '위기'를 얘기한다. 생존이란 말도 난무한다. 어떡하든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다. 입사 13년차인 김 과장도 바짝 쫄아 있다. 벌써 몇년째 승진에서 밀린 김 과장이다. 승진은 고사하고 잘리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판이다. 그렇지만 기회는 위기의 탈을 쓰고 온다고 했다. 아무래도 김 과장보다 높은 부장들이 더 위태로울 터.어떻게 보면 김 과장이 과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그러려면 우선 물먹었던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런다음 승진전략을 구사하는 게 순서다. 그게 싫다면 잘리지 않는 것에 만족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승진 DNA를 갖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자의든 타의든 승진과 담을 쌓고 살아온 당신 속에는 만년 과장의 인자가 깊숙이 박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당신의 유형을 파악해 과감히 승진 체질로 바꿔야 한다.
◆위에 광을 못파는 '백색무광형'
마음이 착한 천사표라 일한 티를 내지 못하는 당신.겸손이 내면화된 실력파지만 동시에 허황된 낙관론자다. 인사 때마다 물을 먹으면서도 묵묵히 일하면 언젠가는 알아줄 거라는 믿음으로 버틴다. 고속승진한 동기를 보고는 "아부만 하면 쟤보다 못할 게 없다"며 자위한다. 부하들이 보내는 동정의 눈길을 존경으로 착각하고 불만도 안으로 삭일 뿐이다. 그럴수록 회사는 당신을 과 · 차장으로 내버려둔다. 울지 않는데 누가 젖을 주겠는가. 새해에는 잔챙이 성과 보다 눈에 띄는 큰 실적을 만들 방법을 찾아라.그리고 어느 광고 카피대로 '쇼를 하라'.성과를 주위에 알리는 게 어색하면 가장 믿는 부하의 입을 통해 퍼뜨리는 것도 좋다. 가끔은 수다스러운 '제 2의 당신'을 만들어라.
◆근면만을 내세우는 '무능성실형'
당신은 부려먹기에 최고의 부하다. 위에서 시키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내려 한다. 그렇지만 노력에 비해 성과는 별로다. 불행히도 당신의 용도는 과장까지다. 부장이 되더라도 부하들에게 '농업적 근면성'만을 강조할 게 뻔하다는 걸 회사는 알기 때문이다. 회사는 당신에게 영업조직의 리더는 맡길지언정 다른 부서장 자리는 내주지 않을 것이다.
이미지를 바꿀 필요가 있다. 성실할 뿐만 아니라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있음을 알려야 한다.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보여라.동시에 2시간 걸릴 일을 1시간 만에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나타내라.
소띠 해라고 "성실하기만 하면 된다"라고 외치면 올해도 당신은 충실한 소같은 과장으로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부하를 소 다루듯 하는 '안하무인형'
무조건 아래를 조져야 일이 되고 육두문자부터 써야 기선을 제압한다고 생각하는 스타일.당신이 버럭할 때마다 부하직원들은 험담을 준비한다. 연공서열 문화 속에서 선배만 하늘같이 대해야 한다고 배워왔지만 이제는 변했다. 선배 모시기보다 후배 눈치보기가 더 힘들어진 세상이다. 다면평가 문화 속에서 모두를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
새해에는 열 번 칭찬하고 한 번 호통 치는 습관을 들이자.물론 한 번쯤은 눈물나게 깨야 한다. 다만 잘잘못을 가리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부하들과 더불어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 종전의 페이스만 고수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승진은 고사하고 회사 밖으로 내몰려도 가슴 아파할 선후배는 거의 없다.
◆떠넘기기 급급한 '면피좁쌀형'
위에서 지시만 떨어지면 가슴이 쪼그라드는 유형.아래 사람들에게 철저히 기대려는 사람들이다. 항상 본인은 쏙 빠지고 부하들에게만 일을 떠넘긴다. 그리고 성과에 대해선 '잘 되면 내 덕,안 되면 부하 탓'이다. 누가봐도 조직을 맡기기에 불안하기 짝이 없다.
다른 부서로 옮겨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게 어떨지.아니면 책임 회피 본능을 버린 다음 승진을 꿈꾸는 게 낫다. 당신같은 사람은 승진에 초연한 채로 회사 다니는 '배째라' 부류와 똑같이 구제불능이다.
충분한 자질을 갖췄음에도 상황이 꼬여 있으면 승진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렇다고 '운칠기삼(運七技三)' 타령만 할 수 없다. 최악의 대진운 속에서도 적절한 묘수를 발휘하면 승진이라는 성과를 움켜쥘 수 있다.
◆위에 '똥차'가 몰려 있다
구조조정이 잇따를 올해는 똥차 중 상당수가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 부서장의 능력을 갖췄다는 걸 어필하라.특히 당신이 경쟁자들보다 나은 점을 적극 알려라.더불어 살아남은 똥차들에게 밉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불행히도 똥차들이 모두 살아남았다면 승진에 대한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회사가 버틸만하니 똥차들을 모두 데리고 가는 것이다. 당신도 가늘고 길게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때를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동기가 너무 많다
입사 때만 해도 거기서 거기였지만 이제 넘어설 수 없는 경지에 오른 동기들도 적지 않다. 너무 앞서있는 동기보다는 나보다 조금 낫다고 생각하는 동기를 라이벌 삼아 스스로를 자극해보자.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동기가 많을수록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묻어 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믿었던 상사가 날아가 버렸다
입사 때부터 충성했던 상사가 옷을 벗는 바람에 낙동강 오리알이 된 케이스.우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주류에 있는 다른 상사보다는 오히려 그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는 당신의 동료나 후배를 타깃으로 정해라.대신 표 안나게 해야 한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특정 라인을 공략하기보다 적을 만들지 않는 데 치중하면서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보여줘야 한다.
◆앗,'줄'을 잘못 잡았다
그토록 믿었던 줄이 썩은 동아줄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이럴 땐 차라리 마음을 편하게 먹자.줄 바꿔타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으면 '줄로 흥한 자 줄로 망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역량을 길러라.
◆승진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유를 알려주겠다. 둘 중에 하나다. 하루하루를 적당히 즐기는 부류다. 아니면 사내 정치의 패배자다. 적당히 즐기면서 승진이 안된다고 투덜대는 건 난센스다. 승진할 생각일랑 접어두고 계속 즐겨라.만일 자신의 존재를 사내에 알리는 데 실패하고 있다면 위아래 관계를 두루 점검하라.입만 열면 "너는 내 사람"이라고 말하는 상사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 당신을 키워줄 생각이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도움말=김광순 왓슨와이어트 사장/박성호 위너스커리어 사장
승진 DNA를 갖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자의든 타의든 승진과 담을 쌓고 살아온 당신 속에는 만년 과장의 인자가 깊숙이 박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당신의 유형을 파악해 과감히 승진 체질로 바꿔야 한다.
◆위에 광을 못파는 '백색무광형'
마음이 착한 천사표라 일한 티를 내지 못하는 당신.겸손이 내면화된 실력파지만 동시에 허황된 낙관론자다. 인사 때마다 물을 먹으면서도 묵묵히 일하면 언젠가는 알아줄 거라는 믿음으로 버틴다. 고속승진한 동기를 보고는 "아부만 하면 쟤보다 못할 게 없다"며 자위한다. 부하들이 보내는 동정의 눈길을 존경으로 착각하고 불만도 안으로 삭일 뿐이다. 그럴수록 회사는 당신을 과 · 차장으로 내버려둔다. 울지 않는데 누가 젖을 주겠는가. 새해에는 잔챙이 성과 보다 눈에 띄는 큰 실적을 만들 방법을 찾아라.그리고 어느 광고 카피대로 '쇼를 하라'.성과를 주위에 알리는 게 어색하면 가장 믿는 부하의 입을 통해 퍼뜨리는 것도 좋다. 가끔은 수다스러운 '제 2의 당신'을 만들어라.
◆근면만을 내세우는 '무능성실형'
당신은 부려먹기에 최고의 부하다. 위에서 시키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내려 한다. 그렇지만 노력에 비해 성과는 별로다. 불행히도 당신의 용도는 과장까지다. 부장이 되더라도 부하들에게 '농업적 근면성'만을 강조할 게 뻔하다는 걸 회사는 알기 때문이다. 회사는 당신에게 영업조직의 리더는 맡길지언정 다른 부서장 자리는 내주지 않을 것이다.
이미지를 바꿀 필요가 있다. 성실할 뿐만 아니라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있음을 알려야 한다.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보여라.동시에 2시간 걸릴 일을 1시간 만에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나타내라.
소띠 해라고 "성실하기만 하면 된다"라고 외치면 올해도 당신은 충실한 소같은 과장으로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부하를 소 다루듯 하는 '안하무인형'
무조건 아래를 조져야 일이 되고 육두문자부터 써야 기선을 제압한다고 생각하는 스타일.당신이 버럭할 때마다 부하직원들은 험담을 준비한다. 연공서열 문화 속에서 선배만 하늘같이 대해야 한다고 배워왔지만 이제는 변했다. 선배 모시기보다 후배 눈치보기가 더 힘들어진 세상이다. 다면평가 문화 속에서 모두를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
새해에는 열 번 칭찬하고 한 번 호통 치는 습관을 들이자.물론 한 번쯤은 눈물나게 깨야 한다. 다만 잘잘못을 가리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부하들과 더불어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 종전의 페이스만 고수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승진은 고사하고 회사 밖으로 내몰려도 가슴 아파할 선후배는 거의 없다.
◆떠넘기기 급급한 '면피좁쌀형'
위에서 지시만 떨어지면 가슴이 쪼그라드는 유형.아래 사람들에게 철저히 기대려는 사람들이다. 항상 본인은 쏙 빠지고 부하들에게만 일을 떠넘긴다. 그리고 성과에 대해선 '잘 되면 내 덕,안 되면 부하 탓'이다. 누가봐도 조직을 맡기기에 불안하기 짝이 없다.
다른 부서로 옮겨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게 어떨지.아니면 책임 회피 본능을 버린 다음 승진을 꿈꾸는 게 낫다. 당신같은 사람은 승진에 초연한 채로 회사 다니는 '배째라' 부류와 똑같이 구제불능이다.
충분한 자질을 갖췄음에도 상황이 꼬여 있으면 승진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렇다고 '운칠기삼(運七技三)' 타령만 할 수 없다. 최악의 대진운 속에서도 적절한 묘수를 발휘하면 승진이라는 성과를 움켜쥘 수 있다.
◆위에 '똥차'가 몰려 있다
구조조정이 잇따를 올해는 똥차 중 상당수가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 부서장의 능력을 갖췄다는 걸 어필하라.특히 당신이 경쟁자들보다 나은 점을 적극 알려라.더불어 살아남은 똥차들에게 밉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불행히도 똥차들이 모두 살아남았다면 승진에 대한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회사가 버틸만하니 똥차들을 모두 데리고 가는 것이다. 당신도 가늘고 길게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때를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동기가 너무 많다
입사 때만 해도 거기서 거기였지만 이제 넘어설 수 없는 경지에 오른 동기들도 적지 않다. 너무 앞서있는 동기보다는 나보다 조금 낫다고 생각하는 동기를 라이벌 삼아 스스로를 자극해보자.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동기가 많을수록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묻어 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믿었던 상사가 날아가 버렸다
입사 때부터 충성했던 상사가 옷을 벗는 바람에 낙동강 오리알이 된 케이스.우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주류에 있는 다른 상사보다는 오히려 그 사람들에게 이쁨을 받는 당신의 동료나 후배를 타깃으로 정해라.대신 표 안나게 해야 한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특정 라인을 공략하기보다 적을 만들지 않는 데 치중하면서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보여줘야 한다.
◆앗,'줄'을 잘못 잡았다
그토록 믿었던 줄이 썩은 동아줄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이럴 땐 차라리 마음을 편하게 먹자.줄 바꿔타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으면 '줄로 흥한 자 줄로 망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역량을 길러라.
◆승진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유를 알려주겠다. 둘 중에 하나다. 하루하루를 적당히 즐기는 부류다. 아니면 사내 정치의 패배자다. 적당히 즐기면서 승진이 안된다고 투덜대는 건 난센스다. 승진할 생각일랑 접어두고 계속 즐겨라.만일 자신의 존재를 사내에 알리는 데 실패하고 있다면 위아래 관계를 두루 점검하라.입만 열면 "너는 내 사람"이라고 말하는 상사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 당신을 키워줄 생각이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도움말=김광순 왓슨와이어트 사장/박성호 위너스커리어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