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오랜와병' 욕창 등 초래… "움직여야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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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낙상은 나이든 사람의 목숨을 위협한다. 무엇보다도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엉덩이 관절)이 골절되면 움직일 수 없어 폐렴이나 욕창 등에 의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을 앓고 있거나 뼈가 약한 노년층은 겨울철에 빙판이나 욕실바닥 등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 1주에 3~5번씩,한 번에 30~45분씩 꾸준히 운동해 낙상 가능성을 사전에 줄인다면 더욱 바람직한 일이다. 와상 노인의 위험성과 이를 줄이는 방법을 노용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움직이지 않고 장기간 침대에 누워 있으면
인체 모든 기관들은 할 일을 잃어 기능이 퇴화된다. 우선 심폐 기능이 떨어진다. 심장 박출량과 심장 크기가 줄어든다. 호흡량도 감소한다.
따라서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숨이 차고 피로를 느낀다. 운동 부족과 영양 결핍까지 겹쳐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렴 감기 같은 호흡기 감염증을 초래하고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지병이 악화될 수 있다. 전체적인 혈장과 적혈구의 양이 감소하고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커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자율신경의 반사속도가 떨어진다. 누워 있다가 앉거나 일어설 때 다리 쪽에 있던 피가 뇌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므로 순간적으로 어지럽거나 의식을 잃는 기립성 저혈압 현상이 나타난다.
운동 수행에 아주 중요한 뇌와 몸과의 협응 능력과 균형 감각이 현저하게 감소해 움직이는 것이 둔해지고 잘 넘어진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이 잘 생기며 시각적 자극에는 둔하게 반응하지만 소리에는 민감해져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하게 된다. 운동량이 거의 없어 관절이 굳는 구축 현상과 근력과 골밀도가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내분비계도 교란 현상이 온다. 낮밤에 따른 호르몬 분비의 리듬과 다양한 호르몬 간 분비량의 조화가 깨지고 체온 조절과 땀 분비에 변화가 나타난다.
이에 따라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소화액 분비나 장운동이 원활하지 않으며 신장에서 소변을 농축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요로결석 요실금 변실금 등도 나타나고 가장 심각하게는 욕창(압박궤양)이 발생한다.
의학적인 분류로 '와상 상태'란 뇌졸중이나 고관절 골절,중증 치매 등의 질병이나 손상으로 하루 종일 침대에서 거의 누워 지내고 남의 도움 없이는 식사 배설 옷갈아 입기조차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환자의 이동능력을 최중증(1등급),중증(2급),중등증(3등급) 등 3단계로 분류하는데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정의하는 최중증이 바로 와상 상태다.
◆움직여야 살 수 있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을 경우 근력이 1주일 만에 약 10~20%,3~5주 만에 최대 25~50%까지 떨어진다. 근육 크기는 수주 내에 최대 10~15% 줄어든다. 근력 약화는 다리가 특히 심한데 회복하려면 누워 있는 시간의 2~4배에 해당하는 운동기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일주일 정도만 관절을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주위의 조직이나 근육들이 유연성을 잃기 시작한다.
3주 정도가 지나면 근육이나 인대 등의 조직에 확연한 변화가 나타나고 이는 근육 등의 수축을 가져와 사지의 운동을 제한받는 관절 구축(拘縮)이 일어난다. 더욱이 평소에 근골격계 통증이 심하다 수술 후 한 달 정도 누워 있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대책은 둔감해짐(Deconditioning)을 막기 위해 침상 안정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운동을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점점 더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줄어든다. 근력 약화는 다리를 뻗은 상태에서 엉덩이와 허벅지 또는 장딴지 근육을 최대한 수축시켜서 5~10초 정도 유지하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모든 관절은 하루에 두 번 정도만 구부렸다 펴주기만 해도 관절 구축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골다공증은 하루에 몇 분이라도 서 있는 게 유일한 예방법이다. 혼자 설 수 없다면 부축이나 물리치료 기구의 힘이라도 빌려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