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올해 국정운영의 4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비상경제 정부 구축을 통한 위기 극복,민생을 살피는 따뜻한 국정,선진일류국가를 향한 중단없는 개혁,녹색성장과 미래 준비가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비상경제 정부에 걸맞은 국정쇄신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력 대응으로 국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闡明)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그 후속 조치로 곧 대통령이 주재하는 범정부적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신설,경제정책에 대해 대통령에게 자문하고 관련 기관간 협의체로서의 기능을 갖기로 했다. 진작 서둘렀어야 할 일이다. 지금과 같은 비상한 국면에서는 정부의 선도적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방위적인 정책 수단이 동원돼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그 정책들이 즉각적으로 집행돼 상황별 대처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비상대책회의는 정책의 통합·조정 컨트롤 타워로서 금융경색을 해소해 기업에 돈이 흘러들도록 하고,당면 현안인 구조조정의 신속한 마무리와 일자리 늘리기,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의 역량(力量)을 결집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방안도 함께 강구될 필요가 있다.

국정쇄신 또한 조금도 미적거릴 일이 아니다. 통상적인 국정운영으로 위기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고 보면,기존 국정운영 방식이나 시스템을 재점검해 바꿀 것은 하루빨리 뜯어 고치고,인적 쇄신 또한 피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그동안 위기 대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지만,여전히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정부에 대한 불신 탓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화급을 다투는 사안에 대한 정부의 늑장 대응,당국자들의 오락가락 발언으로 혼란만 부추겼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국정쇄신이 어느 때보다 정부의 신뢰 회복에 주안점을 두고 신속하고 과감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안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