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폐암 생존율 70%, 5일내 진단·치료 마쳐

장모씨(74)는 지난해 1월 폐암 1기로 진단됐지만 고령인데다 평소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을 앓아 수술을 받을 경우 자칫 심각한 사태를 당할 위험성이 적지 않았다. 고민 끝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폐암클리닉을 방문했다. 5일 만에 관련 검사를 모두 마치고 수술 대신 고주파 열치료(RFA)를 받았다. 부분 마취 후 초음파로 관찰하면서 지름 1㎜ 정도의 전극을 암에 삽입한 후 전류를 흘려 괴사시키는 치료를 받으면서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다.

폐암은 최근 몇 년 새 위암에 이어 신규 발병률 2위,인구 10만명당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주요 암으로 등장했다. 다행히 1995년 이후 10년간 폐암으로 진단받은 국내 환자 4400여명을 조사해 보면 진단 당시 4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5% 미만이었으나 1기와 2기인 경우는 각각 62.9%,32.4%에 이른다. 조기 발견과 효율적인 치료만 이뤄진다면 비록 암에 걸렸다 해도 최악의 사태를 모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세브란스병원 폐암클리닉은 흉부외과 종양내과 호흡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진단병리과 핵의학과 간 협진체계를 구축하고 전담간호사가 유연하게 치료 스케줄을 조정함으로써 첫 방문 후 5일 안에 입원부터 진단,치료까지 완료하는 국내 최단의 'FAST-AC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술 항암제 방사선 등을 동원한 개인별 맞춤치료는 기본이다. 이같이 뛰어난 시스템 덕분에 폐암 4기는 19.9%.1기는 70%,2기는 49% 등 전국 평균 수치를 앞서는 5년 생존율을 올리고 있다.

수술은 초기 폐암일 경우 흉강경을 이용한 폐암수술(VATS)을 시행해 절개 흉터가 크게 남지 않고 수술 후 4~5일 내에 회복하도록 돕는다. 이 때문에 전체 폐암 수술 중 VATS의 비율은 2005년 11.4%(15건)에서 지난해 43.9%(87건)으로 늘어났다. 항암제 치료는 갓 개발된 30여종의 신약을 이용해 임상연구를 시행함으로써 다양한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 예컨대 '이레사'로 효과가 없던 환자를 '타쎄바'로 대체하는 치료를 세계 처음으로 시도,성공했다. 종양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최대한 집중시켜 쪼이는 토모테라피는 2006년 4월부터 40여명을 치료해 효과를 발휘했다. 일반 흉부 방사선치료를 할 때 유발되는 식도염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암성 통증과 종양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