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前 가야 여성 실물 모형으로 복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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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가야문화재硏 "3D디지털 재구성 후 근육ㆍ피부 붙여 완성"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지난해 경남 창녕군 송현동 고분군 15호분에서 발굴된 4구의 순장 인골들에 대한 법의학ㆍ해부학ㆍ유전학적 연구 결과 이들이 무덤 입구에서부터 여ㆍ남ㆍ여ㆍ남의 순서로 안장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중 금귀고리를 한 무덤 입구의 순장자는 키 155.7㎝에 17세 전후 여성으로 출산을 경험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됐고,나머지 3명은 20대의 젊은 성인으로 밝혀졌다. 또 모계를 통해 99%가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남자 순장자들은 같은 모계 혈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동위원소 분석 결과 순장자들은 조ㆍ기장같은 잡곡보다는 쌀 등을 주식으로 했으며,질소동위원소 분석 결과 입구에서 네번째 위치의 남자는 육류를 아주 많이 섭취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 남자의 유골은 조선시대 양반 인골에 비해서도 육류 섭취가 더 많았던 것으로 조사돼 순장자의 신분 구성 연구에 새로운 단서가 될 전망이다.
이 연구소 이성준 학예연구사는 "무덤 입구의 귀고리를 한 여성이나 육류 섭취량이 많은 남성 인골은 순장자가 무덤의 주인공보다 신분이 낮은 노비나 신하 등이라는 통설에 의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순장 인골에서 외부 타격에 의한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아 질식이나 약물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출토 인골에 대한 분석ㆍ복원 작업을 진행 중인 연구소는 내년에는 순장자의 사망 원인과 질병,운동능력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또 올해 최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한 컴퓨터단층촬영(CT)과 뼈 모델의 입체적 재구성 및 복제품 제작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복제ㆍ재구성된 뼈에 근육과 피부를 붙여 '금귀고리 여성'의 인체 전신복원 모형을 제작할 예정이다.
범죄 현장의 작은 단서로 범인이나 피해자의 얼굴을 복원해내는 미국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에 나오는 일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외국에선 최근 클레오파트라와 바하,코페르니쿠스,네안데르탈인 등의 얼굴복원 연구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소 측은 인골 복원을 위해 발굴ㆍ분석ㆍ복원의 전 과정을 법의학,인류학,해부학,유전학자 등이 참여하는 학제 간 공동연구로 진행하고 있으며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과 가톨릭의대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가 공동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 또 연세대 김종열 교수(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와 충북대 박선주 교수(충북대 유해발굴센터 책임연구원) 등이 외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