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이 르네상스PEF(웅진캐피탈과 대우증권이 공동 운영하는 사모투자펀드)를 유진투자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증권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사자인 유진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유진그룹 쪽에서 사모투자펀드에 회사를 매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이러한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겹치는 사업부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PEF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갈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증권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이번 르네상스PEF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유진투자증권 주주의 입장에서 보면 KB금융지주가 인수하는 게 최선책이었고 차선책은 이트레이증권이었다"고 지적했다. 르네상스PEF는 유진투자증권 주주 입장에선 최악의 선택이라는 얘기다.

이 애널리스트는 "유진기업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만보고 판 것 같은 느낌이다"면서 "르네상스PEF가 입찰에서 얼마를 써 냈는 지 알기 힘들지만 세부실사를 거치면 매각가격이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르네상스PEF가 입찰에서 1100억~1300억원을 써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계의 인수ㆍ합병(M&A)가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당장 증권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에서 바라던 KB금융지주가 떨어져 나가면서 유진투자증권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한풀 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