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이통시장 지각변동 예고

이동통신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무선 데이터통신 용도로만 쓰이던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로 기존 휴대폰처럼 음성통화가 가능해졌고 SK텔레콤이 독점해온 800메가헤르츠(㎒) 황금주파수가 내년 재분배되기 때문이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는 이동통신업체로 변신하게 됐고 새로운 이동통신 사업자도 나올 수 있게 됐다.

◆와이브로 음성통화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제47차 전체회의를 열어 무선 초고속인터넷 와이브로에 음성통화가 되도록 기존 이동통신 식별번호인 '010' 번호를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위는 와이브로 사업자들이 음성통화 서비스에 필요한 네트워크 구축,서비스 및 단말기 개발 등에 1년가량이 소요돼 내년 12월께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는 와이브로에 음성통화 기능을 허용하면서 기존 와이브로 사업자에 배분한 주파수(2.3㎓) 할당 대가는 현행 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KT와 SK텔레콤은 2005년 5월 와이브로 주파수를 받으면서 각각 1258억원의 할당 대가를 냈다. 이는 3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대가(1조30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방통위는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 당시 국내 와이브로 시장이 향후 7년간 15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나 지금까지 2개사의 누적 매출액이 300억원에 불과하고 주파수 사용 허가 기간인 2012년 4월까지 누적 매출액도 33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음성 허용에 따른 할당 대가를 추가로 받지 않기로 했다.

조영훈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와이브로 음성통화는 기존 휴대폰 통화료에 비해 30% 가량 저렴할 것으로 예상돼 현재 19만명에 불과한 와이브로 가입자는 음성통화 허용으로 2011년 107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금주파수 독점 막내린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900㎒ 주파수 일부를 후발 또는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의 800㎒ 독점은 27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KTF와 LG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와 케이블TV 업계 등 예비 신규 사업자들의 저주파수 확보를 위한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2011년 6월로 이용 기간이 만료되는 800㎒ 주파수의 여유분 20㎒폭과 FM방송중계 등으로 사용하는 900㎒ 대역의 20㎒ 등 모두 40㎒폭을 회수해 후발 또는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키로 했다. 이들 저대역 주파수는 3세대 혹은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활용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저주파수 재배치를 요구해 온 KTF와 LG텔레콤은 저주파수 대역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TF는 800~900㎒ 대역의 주파수를 할당받을 경우 3세대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은 저대역 주파수를 4세대 이동통신에 활용키로 하고 2013년께 4세대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