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FTA이행법안 처리 연기"

국회 파행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성탄절(25일)까지 휴전'을 제의한 한나라당은 23일 당 안팎의 모든 채널을 동원,민주당 측에 허심탄회한 대화를 제의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거부해 꽉 막힌 정국에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게 언제 어디서든 만나서 터놓고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후까지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그래도 안 될 때는 다수결에 의한 처리가 민주주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협상결렬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상임위 단독 상정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명의가 아닌 당 지도부 차원의 유감 표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리 연락해도 저쪽에서 만나주질 않는다. 일단 사과부터 하라는 것인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한·미FTA의 연내 처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 "그러나 민주당이 오바마 미 대통령 취임(다음 달 21일) 전까지 비준안을 처리한다고 문서로 약속하고 모든 쟁점법안을 연말까지 협의 처리할 것을 보장하면 FTA 연내 처리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쟁 종료시한을 정해놓고 대화하겠다는 것은 의미없는 위장.기만전술"이라고 여당의 대화 제의 및 FTA 연내 처리를 일축했다. 민주당은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해 직권상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는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내일쯤 원내대표 회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물밑접촉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 의장은 중재시한을 하루 늦췄다.

이준혁/노경목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