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총재' 선출에 나섰던 프로야구가 정치권의 압력으로 제동이 걸림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 차기 총재의 윤곽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7개 구단 사장들은 23일 서울 도곡동 KBO회관에서 이사회를 갖고 "야구에 애정이 있고 야구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덕망있는 인사를 추대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을 갖고 협의하기로 했다"고 하일성 총재 직무대행이 전했다.

야구계에서는 현재 총재 인선 시나리오를 세 가지로 압축하는 분위기다. 첫째는 8개 구단 사장단이 총재설이 파다한 박종웅 전 국회의원을 추대하는 방안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 전 의원의 내정설은 이미 올 시즌 하반기부터 나돌았고 최근에도 직ㆍ간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8개 구단이 자율적으로 추대했던 유영구 총재후보가 사퇴하는 빌미가 된 박 전 의원을 받아들이기에는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게 부담이다.

두 번째는 8개 구단이 다시 한번 '자율 총재'를 주창하며 비정치권 인사를 추대하는 것이다. 이 경우 최고의 대안은 '구단주 총재'로 복귀하는 방안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8개 구단과 정치권이 물밑 타협을 벌여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다. 사장단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고 정치권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나 인물을 고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