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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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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97년 10월25일,조선 수군 13척이 일본 수군 133척 대파.아군 피해는 사망 2명 부상 3명,적군은 1만2000여명 사상에 31척 격침,92척 대파.'세계 해전(海戰)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다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鳴梁大捷) 기록이다. 기적같은 역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70년 12월5일,정주영 현대 회장 오나시스 처남 리바노스에게 유조선 2척 수주,영국 버클레이즈은행 차관 도입 성사.72년 3월23일 현대조선소 기공.74년 6월 세계 최단시일 내 1단계 조선소 준공과 동시에 유조선 2척 건조.75년 4월 최대 선(船) 건조능력 100만t 의 세계 최대 조선소 설립.'

    모두가 기적이라던 일이지만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렇게 술회했다.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낮도 밤도 없이 거의 365일 돌관 작업을 해냈다. 임직원 대부분이 새벽에 일어나 여기저기 고인 웅덩이 물에 대충 얼굴을 씻고 일터로 나가 밤 늦게까지 일하곤 구두끈도 못푼 채 잤다. "

    기적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신념과 강인한 정신력 및 사명감의 소산이었다는 얘기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국제공항에서 이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구덩이로 미끄러지면서 불이 났지만 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모두 탈출,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다는 보도다.

    실로 기적같은 일이라고 한다. 그럴지 모른다. 승객 혹은 그들의 가족 중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가 그 순간 신(神)을 움직인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불과 90초 만에 전원 대피가 가능했던 건 비상시에 대비한 승무원들의 오랜 훈련에 따른 민첩한 안내와 승객들의 질서유지 덕이 컸을 게 틀림없다.

    모두가 기적을 바라는 크리스마스 이브다. 그러나 조지 메이슨 대학 연구교수 정유선씨에 따르면 기적은 결코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정 교수는 뇌성마비로 인한 언어장애와 지체 장애를 극복,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남편과 두 아이가 있는 따뜻한 가정을 꾸린 기적같은 삶의 주인공이다.

    그는 말한다. "행복은 절대 먼저 손 내밀지 않는다. 세상은 스스로를 믿는 만큼만 길을 내준다. " 제아무리 가혹한 운명에도 굴복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꿈을 향해 씩씩하게 꾸준히 나아갈 때 비로소 행복이 손을 내민다는 얘기다.

    다가올 기적을 위해 두 주먹 불끈 쥐고 신발끈 다시 매며, 메리 크리스마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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