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착공식에 날아든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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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밤 11시45분께 한 행인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인근 대로를 건너고 있었다. 도로 맞은편에는 빈 택시가 한대 서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 행인은 저만치 달려오던 승용차를 미처 보지 못한 듯했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길바닥에 쓰러진 그는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만 하루 만인 16일 오전 결국 숨을 거뒀다.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이 사람은 SH공사(옛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에서 종로 세운상가 보상 업무를 총괄 지휘해 왔던 고(故) 김창원 팀장(향년 44세)이다.
세입자들의 보상 문제로 장기간 표류해 왔던 세운상가 공원화 사업이 지난 17일 화려한 착공식과 함께 공사에 들어갔지만 정작 최대 공신인 김 팀장은 그 자리에 서지 못했다.
약 40여년간 세운상가에서 영업을 해온 세입자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영업권을 보상해 달라며 끝까지 버텼다. 김 팀장은 이들의 요구가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2년간 무려 1000여차례나 만나 대화와 설득으로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 나갔다.
김 팀장의 끈질긴 노력으로 세입자들의 마음은 조금씩 움직였다. 사고가 나기 불과 며칠 전 세운상가 상인들의 98%와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SH공사가 세운상가 인근에 마련한 임시 이주상가나 송파구 동남권 유통단지로 이전하고 대신 소정의 이주비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11월 중순부터 김 팀장은 아예 현장에 상주하며 임시상가 이주 일정에 대한 일부 쟁점을 놓고 논의해 왔다. 사고가 난 이날도 그는 늦은 밤까지 이어진 상가대책위원회와의 협의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했다. 2년간의 고생이 결실을 맺는 순간도 직접 보지 못한 채 떠나야 했던 심정이 얼마나 안타까웠으랴.
문완식 SH공사 홍보팀장은 "김 팀장은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업무능력이 뛰어나 회사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웠다"며 "그의 죽음은 개인적으로도 안타깝지만 회사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세운상가 공원화 사업은 서울 도심의 환경을 개선하고 이 일대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최대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이 사업이 부디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김 팀장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이 사람은 SH공사(옛 서울시 도시개발공사)에서 종로 세운상가 보상 업무를 총괄 지휘해 왔던 고(故) 김창원 팀장(향년 44세)이다.
세입자들의 보상 문제로 장기간 표류해 왔던 세운상가 공원화 사업이 지난 17일 화려한 착공식과 함께 공사에 들어갔지만 정작 최대 공신인 김 팀장은 그 자리에 서지 못했다.
약 40여년간 세운상가에서 영업을 해온 세입자들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영업권을 보상해 달라며 끝까지 버텼다. 김 팀장은 이들의 요구가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2년간 무려 1000여차례나 만나 대화와 설득으로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 나갔다.
김 팀장의 끈질긴 노력으로 세입자들의 마음은 조금씩 움직였다. 사고가 나기 불과 며칠 전 세운상가 상인들의 98%와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SH공사가 세운상가 인근에 마련한 임시 이주상가나 송파구 동남권 유통단지로 이전하고 대신 소정의 이주비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11월 중순부터 김 팀장은 아예 현장에 상주하며 임시상가 이주 일정에 대한 일부 쟁점을 놓고 논의해 왔다. 사고가 난 이날도 그는 늦은 밤까지 이어진 상가대책위원회와의 협의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했다. 2년간의 고생이 결실을 맺는 순간도 직접 보지 못한 채 떠나야 했던 심정이 얼마나 안타까웠으랴.
문완식 SH공사 홍보팀장은 "김 팀장은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업무능력이 뛰어나 회사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웠다"며 "그의 죽음은 개인적으로도 안타깝지만 회사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세운상가 공원화 사업은 서울 도심의 환경을 개선하고 이 일대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최대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이 사업이 부디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김 팀장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