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차기 국무 입지 부담될듯

'빌 게이츠,미하엘 슈마허,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 자신이 운영하는 '클린턴 재단'의 기부자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부인인 힐러리가 차기 국무장관을 맡을 경우 재단과 미국의 국익 사이에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기부자 명단을 공개키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재단 인터넷 사이트(www.clintonfoundation.org/contributors/index.php)에 공개된 2922쪽 분량의 기부자 목록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 산유국뿐 아니라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 다양한 자선단체와 국제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의 전설 슈마허 등 개인이 포함돼 있다. 총 20만5000명의 기부자가 5억달러 이상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특히 차기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힐러리 상원의원의 외교 정책에 이해 관계가 얽힐 수 있는 외국 정부와 기업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국 정부 중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과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이 최소 4600만달러를 클린턴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경제문화판사처는 100만~500만달러,중국 해외부동산개발은 25만~50만달러를 각각 기부했다. 기부자 가운데는 인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사들도 있어 힐러리가 인도-파키스탄 사이에서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05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주선한 인도 정치인 아라르 싱은 100만~5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인도산업연맹도 50만~100만달러를 냈다. 또 지난해 이라크에서 민간인 17명에 대한 무차별 총기 난사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 사설경호업체 블랙워터의 '블랙워터 훈련센터'도 1만~2만5000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