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작년 말 내놓은 '하나 택스리펀드 카드'는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의 골칫거리인 부가가치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들은 사업 목적으로 지출한 비용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게 돼 있다. 부가세란 제품의 생산 및 유통 단계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에 대해 부과되는 조세다. 이 세금은 물건을 만든 생산자나 유통업자들이 소비자로부터 지급받아 최종적으로 국세청에 내는 간접세다.

정부는 물건값에 합산된 10%의 부가세(매출세액)에서 생산자들이 원자재 구입 등을 위해 지출한 비용에 포함된 10% 부가세를 뺀 금액을 돌려준다. 이를 부가세 환급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부가세를 돌려받으려면 증빙 서류를 모아 세무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 번거로운 절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작년부터 카드 매출전표 없이 카드 결제 정보를 전자 데이터 형태로만 관리해도 카드 거래 내역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일반 사업자들이 이 데이터를 정리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나 택스리펀드 카드'는 이같이 번거로운 일을 해결해 주는 개인 사업자 전용 카드다. 하나은행은 세무 정보화를 지원해 주는 업체인 더존과 제휴를 맺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회계 프로그램에 카드 거래 내역을 자동 입력하고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설계했다. 결과적으로 이 카드로 각종 비용을 결제하면 국세청 전산신고 파일을 자동 생성해 주고 부가세 환급 대상인지 여부도 알려 준다. 카드 거래 내역은 전표가 발급된 다음날 받아 볼 수 있다. 즉 전표를 회수하지 않아도 회사의 자금 내역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가세 환급 전용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한 후 ID와 기업 정보 등을 등록하면 된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이 카드는 출시 11개월 만에 17만3000장이 팔려 나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보통 이용 금액의 3~5%를 부가세 환급받을 수 있어 이 카드를 이용하면 세금을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다"며 "개인 사업자나 중소기업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카드의 인기 비결은 단순히 부가가치세 환급 때문만은 아니다. 카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세무 상담을 해 주고 주유 할인 서비스까지 제공해 주는 것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전용 홈페이지와 상담센터를 통해 각종 세무 및 회계 상담을 해 주고 있으며 카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SK와 S-Oil 주유소에서 ℓ당 50원을 할인해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카드로 항공권을 결제하면 최대 7% 깎아 주고 호텔과 콘도,렌터카 요금도 각각 할인해 준다. 이와 함께 후불 교통카드로도 쓸 수 있다. 우량 고객에 대해서는 플래티늄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카드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모두 발급받을 수 있으며 법인은 비자카드 또는 비씨카드 제휴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카드를 신청하면 연회비를 면제받을 수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